"흥행 떠난 의미"…'박열', 시대에 던지는 가장 뜨거운 한방 [종합]
OSEN 장진리 기자
발행 2017.06.13 17: 06

시대를 담은 뜨거운 영화 '박열'이 공개됐다. 
영화 '박열'은 13일 오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언론배급시사회를 열었다. 시사회에 이어진 기자간담회에는 연출을 맡은 이준익 감독과 주연 이제훈과 최희서가 참석했다. 
실존인물을 연기한 이제훈은 박열이라는 조선의 아나키스트를 연기한 것에 대한 부담을 토로했다. 이제훈은 "연기력을 선보인다, 이런 생각보다는 이 영화의 가치를 먼저 생각한 것 같다. 관객분들께 그 시대의 박열이 무엇을 보여주려고 했었는가에 가장 집중했다"며 "그래서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게 저를 잡는 것이 하나의 목표였다. 매 테이크마다 신중하려고 했다. 관객분들께 '박열'의 메시지가 온전히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저를 누그러뜨리고 다스리는데 힘쓴 것 같다"고 숨겨진 노력을 설명했다. 

박열의 연인이자 동료인 가네코 후미코는 영화 '동주'로 주목받았던 최희서가 맡았다. 최희서는 '박열'을 통해 첫 주연 신고식을 치르게 됐다.
이제훈과 호흡을 맞춘 최희서는 "감독님이 20~30대 남자 배우들 중에 누가 가장 박열이랑 어울릴 것 같냐고 하셔서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이제훈 씨라고 답변했다"며 "요즘 드라마에서 깔끔한 모습도 보여주시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파수꾼'이나 '고지전'에서의 날카로운 눈빛, 안에 불덩이가 있을 것만 같은 에너지가 제 안의 뇌리에 깊게 박혀 있었다. 그래서 시나리오를 봤을 때 이제훈이 박열 캐릭터에 완벽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완벽한 연기를 선보인 이제훈을 극찬했다. 
이어 "오늘 영화를 두 번째로 봤는데 이제훈 씨가 없었다면 '박열'은 없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로 팬이고 또 저한테는 선배님이시다. 제가 첫 주연작이라 선배님에 비해 제가 너무 부족하면 어떡하나 했는데, 촬영장에서 선배로서 조언도 많이 해주셨다"며 "본인이 나오지 않는 장면에서 본인이 나오시는 장면보다 더 열심히 리액션을 해주시는 걸 보고 연기뿐만 아니라 태도도 배우고 싶은 선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제훈은 최희서에 대해 "저는 10년 전에 독립영화를 통해 최희서 씨를 처음 보고 보석같은 배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동주'를 보고 드디어 빛을 발한다는 생각을 했다"며 "가네코 후미코라는 역할을 최희서라는 배우 말고 누가 해낼 수 있을까, 연기하면서 이사람밖에 떠오르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박열'이라는 영화를 보고 나오시는 관객분들은 가네코 후미코와 최희서라는 배우를 기억하실거라고 생각한다. 저는 당당히 대한민국을 이끌 차세대 여배우라고 얘기할 수 있다"고 최희서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준익 감독은 '동주'에 이어 '박열'로 다시 한 번 나라를 빼앗긴 일제강점기를 스크린에 그려낸다. 나라가 없었던 가장 암울한 시기, 어두운 현실을 그려내지만 '박열'은 호기로웠던 실제 인물 박열의 삶만큼 재기발랄하다. 
이에 대해 이준익 감독은 "일제강점기는 여전히 정리하지 못하고 있는 역사다. 그리고 일제감정기를 그릴 때는 엄숙하게 그려야 한다는 강박관념도 있다. 그러나 박열이라는 인물이 가지고 있는 세계관에서 보면 일본의 제국주의는 하찮은 것이라는 호기가 있다. 그리고 그 호기를 목숨을 걸고 실천을 한다"며 "일제강점기 영화를 찍게 되면 독립군의 활약상, 억울함에 대한 하소연, 감정적 호소가 많았다면, '박열'에서는 훨씬 논리적이고 이성적으로 제국주의의 모순을 지적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열'에 웃음을 녹여낸 이유에 대해 이 감독은 "그건 '박열'이 실제 그 시대에 그랬기 때문이었다. 박열 특유의 해학과 익살만이 현실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영화에 나온 인물들은 이름과 날짜 등 모든 것을 다 고증했다. 실제 대사와 내각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까지도 아사히 신문을 통해 하나하나 고증했다"며 "고증 하나하나를 쫓아가다 보니,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가 주도해서 만들어낸 재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속 재판에서 인물들이 하는 대사 역시 실제 재판에서 이들이 한 대사다. 우리가 만들어 낸 대사가 아니다. 그 시대를 전지적 시점으로 볼 수 있는 새로운 작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열'의 타이틀롤을 연기한 이제훈은 "'박열'은 흥행을 떠나 의미와 가치가 있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봐주셨으면 좋겠다. 또한 박열 외에도 우리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위대한 인물들이 많다. '박열'이 그런 분들을 재조명하는 좋은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관객들의 관람을 당부했다. 이준익 감독 또한 "이 영화에 나오는 아주 작은 인물들까지도 기억되어야 할 인물들"이라고 잊지 말아야 할 역사임을 강조했다. 
'박열'은 1923년 도쿄에서 6천명의 조선인 학살을 은폐하려는 일제에 정면으로 맞선 조선 청년 박열과 그의 동지이자 연인 후미코의 믿기 힘든 실화를 그린 작품. 오는 28일 개봉된다./mari@osen.co.kr
[사진] 이동해기자 eastse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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