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톡톡] '원더우먼', '배대슈'에서 벗어난 女히어로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06.17 09: 24

 영화 ‘원더우먼’(감독 패티 젠킨스)이 전 세계적 흥행에 성공하면서 속편 제작이 확정됐다. 국내에서는 개봉 13일 차인 지난 12일까지 188만 5702명(영진위 제공)의 관객을 돌파하며 200만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북미에서는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모두가 예상치 못했던 결과였다.
사실 ‘원더우먼’의 성공이 의외라는 평가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올 1월 야후 뉴스 등 미국 연예매체들은 일제히 “DC 내부 소식에 따르면 ‘원더우먼’이 ‘배트맨 대 슈퍼맨:저스티스의 시작’(이하 배대슈) 만큼 엉망이라고 한다”고 보도했다. 이로 인해 DC코믹스가 다시 한 번 실패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지난해 기대 속에 개봉한 ‘배대슈’가 스토리 및 인물들의 갈등 구조에서 설득력을 잃었고 그 안에 보조적인 조연 캐릭터로 머물던 원더우먼이 단독 주연으로 나온 영화가 얼마나 재미있겠느냐는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부정적 예상이 보기 좋게 빗나갔다. ‘원더우먼’은 그저 단순한 슈퍼 여성 히어로 무비로 그치지 않았다. 무엇보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남자보다 강하고 용감한 여성이라는 점이다. 인류를 구하기 위해 주저함이 없는 원더우먼은 아마존 왕국의 공주이자 무적의 전사인 다이애나(갤 가돗)가 원더우먼으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그린 초대형 액션 블록버스터이다.
주인공이 여성 영웅이라서 그렇기도 하지만 아마존 왕국의 여전사 데미스키라는 선택 받은 신으로서 무척이나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전쟁의 신’ 아레스를 찾아내 대적하기 위해 자신의 무술 실력을 끊임없이 연마했고, 함께 훈련하는 전사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안겼다. 더불어 여성의 아름다움도 빼놓지 않고 적절하게 묘사해 보는 즐거움을 안겼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어리석은 인간을 믿느냐 안 믿느냐의 여부가 아니라, 그들을 구원해줄 수 있는 것은 오직 사랑뿐이라는 진실이다. 비록 여자와 남자가 체력적인 차이가 있을지는 몰라도 서로 사랑하고, 정의를 지키는 면에서는 우위를 가릴 수 없다.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적극성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라면 원더우먼이 같은 여성이 더 우월할 수 있다.
캐릭터 탄생 이후 75년 만에 처음으로 실사영화에 등장한 ‘원더우먼’은 DC의 불길을 살려 줄 희망으로 대접받고 있다./ purplish@osen.co.kr
[사진] 영화 스틸이미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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