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브라질서 실패한 케이로스, 러시아 로드맵은 다르다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7.06.13 05: 59

카를로스 케이로스(64) 이란 축구대표팀 감독에게 3년 전 브라질 월드컵은 악몽이었다. 참담한 실패를 뒤로 하고 2018 러시아 월드컵을 1년여 앞둔 지금 장밋빛 미래를 펼치고 있다.
이란이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러시아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지었다. 이란은 13일(한국시간) 새벽 이란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서 열린 우즈벡과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8차전서 아즈문의 결승골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했다.
이란은 이날 승리로 승점 20 고지에 오르며 선두를 질주, 남은 2경기에 관계없이 본선행을 확정지었다. 케이로스 감독은 2014 브라질 월드컵에 이어 이란의 2회 연속 본선 진출을 이끌었다.

레알 마드리드 감독,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수석 코치, 포르투갈 대표팀을 거쳐 지난 2011년 이란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케이로스 감독은 다시 한 번 월드컵 본선 무대서 도전장을 던지게 됐다.
케이로스 감독 휘하 이란은 브라질 월드컵서 처절한 실패를 경험했다.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 F조에 속해 조별리그 1무 2패(승점 1)에 그치며 최하위로 짐을 쌌다. 당시 1골 4실점하며 무기력하게 탈락했다.
케이로스 감독은 3년 전 실패를 거울 삼아 최종예선에서 명확한 러시아 로드맵을 그리고 있다. '선수비 후역습'이라는 확실한 포맷으로 효율적인 축구를 선보이고 있다. 
이란은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서 물 샐 틈 없는 수비를 뽐냈다. 조별리그 8경기를 치르는 동안 실점이 없다. 6승 2무를 거뒀고, 8골 무실점했다.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완벽한 본선행을 결정지었다.
이란은 아시아의 강자이지만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는 약자에 속한다. 수비를 탄탄하게 한 뒤 치명적인 한방으로 상대의 허를 찌르는 케이로스 감독의 현재 전술은 본선 무대에서도 유용하게 먹혀들 수 있다.
이란이 가진 자원 또한 케이로스 감독에게 힘을 싣는다. 확실한 정통 공격수 아즈문은 원샷 원킬의 결정력을 지녔다. 좌우 측면서 지원 사격하는 타레미와 자한바크시는 역습 시 치명적인 무기다. 타레미는 자국리그 득점왕이고, 자한바크시는 지난 시즌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서 11골을 터트렸을 정도로 득점력이 뛰어나다. 이들 스리톱은 모두 득점과 도움에 능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캡틴' 쇼자에이의 존재감도 빼놓을 수 없다. 네쿠남 은퇴 이후 그의 빈 자리를 잘 메우는 모습이다. 과거 화려한 기술과 빠른 돌파로 수비진을 헤집었다면 지금은 노련한 플레이로 뒤에서 후배들을 돕고 있다. '슈퍼 조커' 구차네자드는 언제든 득점할 수 있는 자원이다. 지난 시즌 네덜란드 리그서 20골을 넣었을 정도로 골감이 좋다.
이란의 최대 강점은 철옹성 수비다. 포백라인 모하마디, 호세이니, 레자에이안, 푸랄리간지는 빈 틈이 없다. 풀백의 오버래핑 가담 능력도 좋다. 이들의 뒤를 받치는 베테랑 수비수 몬타제리의 존재감도 든든하다. 같은 조의 한국이 최종예선 7경기서 7실점한 것과 비교되는 수비진의 안정감이다.
월드컵 본선 무대는 아시아 최종예선과는 차원이 다르다. 그러나 케이로스 감독의 이란이 본선행을 위해 보여준 퍼포먼스는 러시아에서 희망을 품기에 부족함이 없었다./doly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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