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MBC 다큐멘터리 ‘DMZ, 더 와일드’의 제작진이 다큐멘터리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UHD 개국 특집 MBC 스페셜 'DMZ, 더 와일드'는 지금껏 언론을 통해 소개되지 못했던 DMZ의 신비로운 생태와 지구상 최대의 온대 원시림 DMZ의 민낯을 공개하는 다큐멘터리로, 지난 4월3일 프롤로그를 시작, 12일 오후 11시10분부터 3주간 매주 월요일 방영될 예정이다.
배우 이민호가 프리젠터로 참여, 1년 6개월 간 촬영에 참여해 직접 DMZ를 전해 더욱 화제를 모았던 ‘DMZ, 더 와일드’. 이민호 또한 제작발표회에서 “다큐멘터리에 참여하게 된 이유가 DMZ다”라고 말할 정도로 신비의 땅인 DMZ에 대해 남다른 소감을 전했던 바. ‘DMZ, 더 와일드’의 김정민 감독과 조철영 조감독과의 인터뷰를 통해 DMZ를 다루게 된 계기를 들어봤다. 조성현 감독은 스케줄상 인터뷰에 참여하지 못했다. 아래는 일문일답.
Q. ‘DMZ, 더 와일드’의 본편 방송을 앞두고 있다. 어떤가.
A.(조철영 PD, 이하 조) 정말 예쁜 장면들이 많은데, 그게 UHD로 나간다고 하니까 더욱 기대된다. 이민호가 정말 많이 고생을 했는데, 자연 다큐멘터리라 아무래도 촬영한 만큼은 나오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민호가 열정적으로 참여했는데, 그런 열정이 아무래도 압축적으로 보여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다.
(김정민 PD, 이하 김)2015년부터 준비한 프로젝트다. 긴 시간 동안 많은 돈을 들여가며 만든 다큐멘터리가 생생하게 전달된다는 게 기대가 된다. “이런 곳이 서울 지척에 있었는데 모르고 살았다”는 이민호의 말처럼, DMZ에 전세계 사람들은 관심이 많은데 정작 우리는 관심이 별로 없다. 사는 곳 바로 앞에 이런 환상적인 장소가 있다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다.
Q. 왜 하필 DMZ인가.
A.(김) 기획 단계를 제가 한 것이 아니라 왜 DMZ가 선택됐는지는 잘 모르지만, 해외에서는 관심이 많은 아이템인 것은 확실하다. 해외에서 어떤 인사가 와도 DMZ와 판문점부터 들르지 않나. 해외 시장을 염두에 두고 착수가 된 것으로 알고 있다. 작품을 구상하며 DMZ에 대한 자료 조사를 했는데 세계에 내놔도 괜찮을 아이템이란 생각을 했다. 인간이 스스로 안 들어가겠다고 선언한 유일한 지역 아니겠나. 인간 스스로 70년여 간 들어가지 않아 보존된 지역이란 점에 매력적이었다.
Q. DMZ라는 신비한 지역을 촬영한 소감은 어떤가.
A.(김) 어떤 인공물도 걸리지 않는 시야가 처음이었다. 철책을 사이에 두고 멧돼지가 기어 올라가고, 군인들은 이를 개의치 않아 하는 그런 동물과 인간의 접촉점을 보니 이국적이고, 이색적이었다. DMZ의 동물들은 인간이 우리에게 공격하지 않을 것이란 점이 학습돼 있다. 예민한 동물들도 보초를 서는 군인들 옆으로 지나가고는 한다. 그런 이색적인 모습이 주는 가치가 있었다.
(조) 초소만 우뚝 서 있고, 사방이 다 보인다. 아무 것도 없고, 아무 소리도 안 들리는데 대남방송만 흘러나온다. 정말 생전 처음 보는 이상한 풍경이었다. 듣기로는 DMZ 안에 유적지도 많다고 들었는데, 실제로 끊어진 철길과 기차가 보인다. 그런 걸 보면서 분단국가라는 사실이 와 닿기도 했다.
Q. DMZ의 촬영 허가가 쉽게 나지 않았을 것 같다.
A. (김) 촬영 허가를 받는 게 참 힘들었다. 기획 당시에는 국방부와 MOU를 맺은 상태였고, 국가적으로 DMZ가 홍보될 때였는데 갑자기 북 핵실험 등 국가적 이슈가 시시각각 생기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촬영 개시까지 엄청난 시간이 걸렸다.
최종적인 촬영 허가권과 책임은 각 사단이 쥐고 있어서 일일이 허가를 받는 것이 힘들었다. 허가를 받아도 찍으면 안 되는 것들, 하면 안 되는 것들이 많았다. 조금만 더 가면 좋은 앵글이 있는데, 그 몇 보를 못 움직여 찍지 못한 좋은 장면들도 있다. 그런 부분이 다큐멘터리를 찍는 사람 입장에서 아쉬울 때가 많았다.
Q. 많은 노력 끝에 ‘DMZ, 더 와일드’를 내놓게 됐다. 시청자에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조) 이민호 팬클럽 사이트를 한 번 본 적이 있는데, 처음에는 제작발표회나 다큐멘터리에 나온 이민호에만 집중하다가 나중에는 ‘DMZ 더 와일드’ 다큐멘터리 자체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사람들이 많더라. 그걸 보면서 가능성을 느꼈다고 해야 하나. 많은 생각이 들었다. 더욱 많은 분들이 다큐멘터리를 봐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김) 시청자의 채널 고정 시간이 길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다큐라는 편견 때문에 빨리 채널을 돌릴까봐 그 부분이 걱정된다. 솔직히 말하자면 퀄리티는 자신 있다. 다큐가 주는 지루함이라든가 하는 편견을 걷어내고 1분만 채널을 고정하면 아마 끝까지 쭉 볼 수 있을 것이다. 강하게 기억에 남을 장면들이 많다. 그러니 1분의 인내만 투자하길 바란다. / yjh0304@osen.co.kr
[사진]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