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구 비율 19.1%' 류현진, 무딘 공이 날린 3승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6.12 08: 08

속구 평균 구속 143km…최고 구속도 145km에 불과
속구로만 2피홈런…3~4회 속구 구사율 10.2%로 급락
류현진(30·LA 다저스)이 시즌 3승 도전을 다음으로 미뤘다. 무딘 공, 소위 '느린 속구'가 류현진의 발목을 잡았다.

류현진은 1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신시내티전에 선발등판, 4이닝 6피안타(3피홈런) 무사사구 5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종전 4.08에서 4.42로 뛰었다. 다저스는 8회 터진 코리 시거의 역전 만루홈런을 앞세워 경기를 9-7로 뒤집었다. 류현진은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이날 경기는 무뎌진 속구가 류현진의 발목을 잡았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네 시즌 통산 속구 비율 51.7%를 기록했다. 평균 구속은 90.5마일(약 146km). 미국 진출 첫 해인 2013년에는 평균 90.3마일(약 145km)의 속구를 54.2%의 비율로 던졌다. 2014시즌 역시 52.3%.
어깨 부상에서 복귀한 올 시즌은 그 비율이 급격히 떨어졌다. 그럼에도 앞선 10경기서 평균 40.6%의 구사율은 유지했다. 열 번 중 네 번은 속구로 채운 셈이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우선 구속부터가 낮았다. 류현진의 이날 속구 최고 구속은 90.1마일(약 145km). 평균 구속은 89마일(약 143km)에 그쳤다. 직전 등판이던 6일 워싱턴전서 최고 구속 93.8마일(시속 151㎞)을 기록했던 것과 대조적이었다.
그 때문일까. 류현진은 속구 구사 자체를 주저했다. 4이닝 동안 68구를 던졌는데 속구는 단 13개에 불과했다. 구사율은 19.1%. 미국 진출 이래 가장 속구를 덜 던졌다.
류현진은 1회부터 변화구를 적극 활용했다. 12구 중 속구는 4구에 불과했다. 대신 체인지업과 커브를 3구씩 던져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2회에도 비율은 비슷했다. 17구를 던졌고 그 중 5개가 속구였다. 그러나 2회 선두타자 아담 듀발에게 던진 느린 속구가 홈런으로 이어지며 간담이 서늘했다. 이어 스캇 셰블러가 슬라이더를 받아쳐 투런포. 2회에만 홈런 두 개로 석 점을 내줬다.
류현진은 팀이 2-3으로 뒤진 3회 선두타자 조이 보토에게도 속구(90.2마일)를 택했지만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홈런으로 이어졌다.
그때부터 류현진과 야스마니 그랜달 배터리는 패턴을 완전히 바꿨다. 류현진은 3회와 4회 합쳐 39구를 던졌다. 그 중 속구는 단 4구에 불과했다. 비율은 불과 10.2%에 그쳤다.
그 대신 체인지업과 슬라이더의 구사율을 훌쩍 높였다. 류현진은 3~4회 합쳐 체인지업을 18구, 커브를 8구 던졌다. 두 구종 합쳐 26구. 구사율은 66.6%에 달했다.
결과적으로는 효과를 봤다. 류현진이 내준 6피안타 중 4안타가 1~2회에 집중됐다. 3회 선두 보토에게 속구를 던져 내준 홈런을 포함한다면 투구 패턴을 바꾼 뒤 신시내티 타선을 1안타로 묶은 셈이다.
특히 4회에는 안타 하나를 내줬지만 아웃카운트 세 개를 모두 삼진으로 빼앗았다. '위닝 샷'은 커브 2개와 체인지업 1개. 역시나 변화구 위주의 투구가 효험을 발휘한 셈이었다.
세 번째 피홈런 이후 안정적인 투구를 이어갔다는 점. 과제와 희망을 모두 남긴 류현진의 10번째 선발등판이었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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