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30·LA 다저스)이 마의 첫 25구를 넘기지 못하며 발목을 잡혔다.
류현진은 1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신시내티전에 선발등판, 4이닝 6피안타(3피홈런) 무사사구 5탈삼진 4실점으로 마운드를 내려갔다.
류현진은 이날 경기 전까지 10경기(9경기 선발)에 등판해 53이닝을 소화하며 2승6패 평균자책점 4.08을 기록 중이었다. 시즌 3승에 도전했던 류현진은 오히려 7패 위기에 몰렸다.
대부분의 선발투수에게 1회는 어렵다. '마의 1회'라는 말은 투수들에게 첫 단추가 주는 무게감을 의미한다. 류현진 역시 1회에 고전했다. 류현진은 올 시즌 1회 피안타율 3할6리, 피OPS 1.016을 기록했다. 삼진 9개를 잡았지만 볼넷은 6개에 그쳤다.
앞선 두 경기서는 깔끔했다. 류현진은 지난 1일 세인트루이스전서 땅볼 두 개와 뜬공으로 1회를 넘겼고, 6일 워싱턴전서는 땅볼 두 개에 삼진 하나를 곁들여 무사히 넘겼다. 이날 역시 1회를 삼자범퇴 처리하며 휘파람을 부는 듯했다.
그러나 류현진에게 1회보다 더 무서운 건 따로 있었다. 바로 '첫 25구'였다. 류현진은 첫 25구와 그 이후 투구가 판이하게 달랐다. 류현진은 올 시즌 10경기서 첫 25구의 피안타율이 3할1푼7리에 달한다. 피OPS는 0.986. 처음 던지는 25구 성적으로 재미를 못 보니 1회 징크스는 어찌 보면 당연했다.
26구부터 50구까지 내용과 비교해보면 약세는 두드러졌다. 류현진은 26구부터 50구까지 피안타율 1할4푼, 피OPS 0.526에 그쳤다. OPS 차이가 무려 0.4 이상 났다.
이날 경기도 마찬가지였다. 류현진은 1회를 12구 만에 마쳤다. 그러나 2회부터 장타에 가로막혔다. 선두 아담 듀발에게 좌중간 솔로포를 맞은 류현진은 주자를 내보낸 뒤 스캇 셰블러에게 투런포를 허용했다. 이때까지 투구수는 18개.
이날 경기 내준 6안타 중 4안타가 25구 이전에 나왔다. 그리고 그 4안타는 고스란히 실점으로 이어지며 이날 경기를 망쳤다.
첫 단추를 깔끔히 꿰지 못한 류현진은 결국 이날도 고전하고 말았다. 류현진의 선발진 유지는 다시 노란불이 켜졌다. /ing@osen.co.kr
[사진] 스캇 셰블러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