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30·LA 다저스)이 이번에도 장타에 발목을 잡혔다. 아쉬운 점은 볼카운트 싸움에서 상대의 노림수에 철저히 당했다는 부분이다.
류현진은 1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신시내티전에 선발등판, 4이닝 6피안타(3피홈런) 무사사구 5탈삼진 4실점으로 마운드를 내려갔다.
류현진은 이날 경기 전까지 10경기(9경기 선발)에 등판해 53이닝을 소화하며 2승6패 평균자책점 4.08을 기록 중이었다. 시즌 3승에 도전했던 류현진은 오히려 7패 위기에 몰렸다.
역시나 피홈런이 아쉬웠다. 류현진은 이날 경기 전까지 아홉 개의 홈런을 허용했다. 9이닝당 1.65피홈런. 전성기라고 꼽을 2013~2014시즌에 비해 장타력이 훌쩍 뛰었다.
특히 신시내티는 내셔널리그 팀 장타율, OPS 모두 워싱턴에 이어 2위에 올라있던 '강타선'이었다. 17홈런으로 이 부문 내셔널리그 공동 선두에 올라있는 스캇 셰블러와 조이 보토는 경계 대상이었다. 이날 경기도 장타 억제가 관건이었다.
하지만 그 장타 억제에 실패하며 결국 목표했던 시즌 3승 달성에 실패했다. 이날 내준 4점 모두 홈런으로 허용했다. 무의미한 가정이지만, 홈런이 없었다면 실점을 최소화했을 거라는 상상도 가능하다.
문제는 홈런을 허용한 볼카운트였다. 류현진은 2회 선두 아담 듀발에게 좌중간 담장 넘어가는 솔로포를 맞았다. 초구로 택한 빠른공(88마일)이 바깥쪽으로 빠졌는데 듀발이 이를 잘 받아쳤다.
후속 에우제니오 수아레스에게 안타를 맞은 류현진은 셰블러에게 대포를 얻어맞았다. 이번에는 볼카운트 1B에서 던진 슬라이더(85마일)가 문제였다.
2회 공격에서 타선이 2점을 뽑으며 스코어는 2-3 열세. 충분히 해볼 만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류현진은 3회 곧바로 홈런을 맞았다. 이번에는 보토였다. 보토는 3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류현진의 초구 속구(90마일)를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류현진이 이날 던진 속구 중 90마일(약 144km)을 넘는 건 단 2구뿐이었다. 그 두 개 중 하나를 보토가 넘긴 셈이었다.
물론 보토와 셰블러가 내셔널리그에서 가장 홈런을 많이 치는 타자들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투구 패턴에 아쉬움이 남는다. 세 개의 홈런 모두 2구 이내에 맞은 셈이었다. 공격적인 투구 패턴을 들고 나왔지만 구위가 이를 뒷받침하지 못했다. 속구 구속도 만족스럽지 않았지만 존 밖을 타고 가는 특유의 슬라이더가 나오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였다. 그런 가운데 빠르게만 승부를 가져간 점이 결국 아쉬운 결과를 낳았다.
이날 라디오 중계를 맡은 LA 매체 'KLAC'의 중계진은 "신시내티 타선에게 패턴이 읽히는 것 같다"라며 아쉬운 목소리를 냈다.
류현진의 시즌 3승은 또 한 번 뒤로 미뤄졌다. /ing@osen.co.kr
[사진]조이 보토(아래)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