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운의 끝은 어디일까.
한화 외국인 투수 카를로스 비야누에바(34)의 불운이 계속 되고 있다. 2012년 류현진을 떠올리게 하는 심각한 불운이다.
비야누에바는 11일 대전 삼성전에서 6이닝 3피안타(1피홈런) 1볼넷 6탈삼진 3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했지만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4-3으로 리드하며 선발승 요건을 채우고 내려갔으나 불펜이 1점차를 지키지 못했다. 한화가 4-7 역전패를 당하면서 비야누에바의 승리도 허무하게 날아갔다.
이날 4득점은 비야누에바가 한 경기에서 받은 최다 득점 지원이었다. 종전 비야누에바는 0득점 3경기, 1득점 3경기, 3득점 1경기로 모두 3득점 이하 지원에 그쳤다. 비야누에바가 마운드를 지킨 46⅓이닝 동안 총 10득점, 9이닝당 평균 1.94점으로 40이닝 던진 투수 중 가장 낮다.
6차례 이상 퀄리티 스타트(QS)에도 1승밖에 없는 투수는 비야누에바와 재크 페트릭(삼성) 2명뿐이다. 하지만 평균자책점을 보면 페트릭이 5.22로 높은 반면 비야누에바는 2.53으로 두 배 이상이 낮다. 한화 이상군 감독대행은 "비야누에바가 나올 때마다 득점력이 떨어진다. 본인의 속마음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그런 것에 크게 개의치않아 하고 있다. 좋은 마인드를 가진 선수"라고 말했다.
이 같은 비야누에바의 불운을 보며 많은 이들이 지난 2012년 류현진을 떠올리고 있다. 한화에서 마지막 시즌이었던 그해의 류현진은 182⅔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2.66 탈삼진 210개를 기록하고도 9승9패에 그쳐 데뷔 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승수에 실패했다.
당시 27경기 중 22경기에서 퀄리티 스타트했지만 13경기에서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9이닝당 득점지원이 평균 3.50점에 그쳤는데 규정이닝 투수 16명 중 14위였다. 무득점 4경기, 1득점 7경기, 2득점 5경기, 3득점 4경기로 3득점 이하 득점 지원이 무려 20경기. 불펜에서 날린 승리도 2경기 있었다.
당대 최고 에이스를 가지고도 한화는 웃을 수 없었다. 그해 류현진이 선발로 나온 27경기에서 12승14패1무로 5할 승률이 되지 못했다. 에이스가 잘 던져도 이길 수 없는 팀 한화는 시즌 8위, 최하위로 시즌을 마쳤다. 이듬해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에 입단한 류현진은 첫 해부터 14승을 수확해 한화에서 얼마나 불운했는지 간접적으로 증명했다.
5년 전 류현진에 비해 이닝 소화력은 떨어지지만 비야누에바도 안정감에선 그에 못지않다. 그러나 한화는 비야누에바가 나온 8경기에서 한화는 1승7패로 승률이 1할2푼5리에 불과하다. 평균자책점 2.53으로도 웃지 못하는 비야누에바의 불운, 5년 전 최하위 시절과 달라진 것 없는 한화의 냉혹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나타낸다. /waw@osen.co.kr
[사진] 비야누에바-류현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