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자로서 역할을 십분 발휘했다. 나경민(26·롯데)의 재치있는 몸놀림과 투지 넘치는 몸놀림이 결국 역전을 이끌었다.
롯데는 11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7-4로 승리를 거뒀다.
이날 롯데는 선발 매치업에서 사실상 열세에 놓인 상황에서 시작했다. 롯데는 임시 선발인 박시영이 등판했고, 상대해야 했던 두산은 장원준이 선발로 등판했다.
롯데에 시작이 그리 좋지 않았다. 박시영은 역투를 펼쳤지만 수비진에서 박시영을 도와주지 못했다. 2회초 김대륙과 정훈의 송구 실책 2개가 빌미가 되어 3점을 허용했다.
우선 타선은 3점을 먼저 내준 뒤에도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이어진 2회말 강민호의 솔로포와 신본기의 희생플라이로 2점을 추격하며 두산을 사정권에 붙들어뒀다. 그리고 5회말, 이대호의 적시타로 3-3 동점을 만들었다.
장원준을 조금씩 공략하면서 흐름이 롯데 쪽으로 오고 있었고, 6회말 그 흐름이 절정에 달했다. 6회 1사후 등장한 정훈이 우중간 3루타를 터뜨리면서 1사 3루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이후 롯데는 점수를 뽑기 위해 벤치 자원을 총 가동했다. 정훈 대신 대주자로 나경민을 기용했고, 김대륙 타석에 대타 김상호를 냈다.
1차적인 승부수는 무위로 돌아가는 듯 했다. 김상호가 힘 없는 투수 땅볼을 때렸고, 3루 주자 나경민 역시 누상에서 걸렸다.
하지만 나경민은 ‘독 안에 든 쥐’의 신세라고 할지라도 두산의 수비들을 끈질기게 괴롭혔다. 쉽게 아웃을 당하지 않으려고 했고 타자의 2루 진루까지 생각하면서 부지런히 움직였다. 결국 3루로 귀루 하면서 두산 유격수 김재호의 태그가 나경민의 옷에 닿지 않으면서 나경민은 기사회생했다. 두산 선수들과 김태형 감독은 나경민이 귀루 도중 3피트 라인을 침범해 아웃이라고 항의했다.
다소 논란이 있을 수 있던 판정이었다. 경기는 속개됐고, 롯데는 1사 2,3루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결국 나경민이 살린 기회는 역전으로 연결됐다. 후속 신본기가 1루수 땅볼을 때려내면서 나경민은 혼신의 질주로 홈을 밟았다. 결국 롯데는 6회부터 주도권을 잡았고, 7회 김문호의 밀어내기 볼넷과 황진수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2점, 8회말 전준우의 쐐기 적시 2루타로 1점을 더 추가해 승부를 완성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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