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좌완 선발 맞춤형 타선을 내세워 15년 만에 대기록을 달성했다. 3이닝이면 충분했다.
LG는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K전에서 상대 왼손 선발 김태훈을 겨냥해 이날 1군에 콜업한 이형종, 정성훈을 포함해 우타자를 총출동시켰다. 좌타자는 박용택 한 명이었다.
결과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선발 전원 '안타+득점+타점' 진기록을 세웠다. KBO리그 역대 4번째이자, 역대 최소 이닝 기록이다. 홈런은 하나도 없었지만, 3회까지 13안타 14득점 14타점으로 폭발한 덕분이다.
LG는 2회 타순이 김태훈 상대로 한 바퀴 돌며 대폭발했다. 선두타자 양석환이 우선상 2루타, 정성훈의 2루수 내야 안타, 채은성이 좌중간 적시타로 1-1 동점을 만들었다.
1사 만루에서 조윤준의 희생플라이로 2-1 역전, 손주인의 적시타, 이형종의 우선상 2루타로 4-1이 됐다. 2사 만루에서 양석환이 우중간 싹쓸이 3루타로 7득점 빅이닝을 만들었다.
3회에도 타자 일순. 채은성, 강승호, 조윤준의 3연속 안타가 터졌다. 1사 만루에서 백창수의 적시타, 박용택이 우선상 3타점 2루타를 터뜨렸다. 박용택의 안타로 LG는 선발 타자 전원 안타와 득점을 달성했다.
이후로도 LG 타선은 폭발했다. 양석환의 적시타, 정성훈의 안타, 채은성의 볼넷으로 다시 1사 만루. 강승호가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타점을 올리면서 선발 타자 전원 '안타+득점+타점' 기록까지 세웠다.
1990년 8월 28일 삼성(對 태평양), 1999년 8월 29일 현대(對 쌍방울), 2002년 9월 7일 삼성(對 롯데)이 각각 기록한 바 있다. 무려 15년 만에 LG가 네 번째 기록을 작성했다.
이날 SK 선발 김태훈은 지난 5월 26일 인천 LG전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5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2009년 SK에 입단해 9년 만에 기록한 프로 데뷔 첫 승이었다.
LG는 보름이 지나 다시 만난 김태훈 상대로 대기록을 발판을 마련했다. 김태훈은 이날 1⅔이닝 6피안타 7실점으로 무너졌다. 뒤에 나온 불펜 투수 허건엽(⅔이닝 4피안타 5실점)-전유수(⅔이닝 3피안타 2실점)도 줄줄이 난타 당하며 대기록 희생양이 됐다.
/orange@osen.co.kr [사진] 잠실=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