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人] '또 구세주' 정용운, 무명에서 스타로 우뚝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7.06.11 20: 06

앞선 호투는 허상이 아니었다. KIA 좌완 정용운이 생애 최고투로 팀을 수렁에서 건져냈다.  
정용운은 11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넥센과의 시즌 9차전에 두 번째로 선발등판해 7이닝동안 3피안타 3볼넷만 내주고 2실점(1자책)으로 역투했다. 탈삼진은 4개였다. 실책도 변비타선도 그를 흔들지 못했다. 당당히 팀의 6-2 역전승을 이끌고 시즌 2승을 따냈다. 
수비수 실책이 출발을 어렵게했다. 1회초 이정후를 볼넷으로 내보냈다. 다음타자 서건창을 2루 땅볼로 유도했으나 2루수 안치홍이 놓치며 주자와 타자 모두 살았다. 병살이 무사 2,3루가 되었고 결국 윤석민에게 중전안타를 맞고 2실점했다. 채태인을 병살로 잡고 추가실점은 없었다.

2회는 가볍게 삼자범퇴로 막았으나 3회 또 실책이 나왔다. 1사후 이정후의 타구를 2루수 안치홍이 또 다시 놓쳤다. 서건창을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했으나 윤석민에게 2루수 키를 넘기는 빗맞은 안타를 맞고 채태인은 볼넷으로 내보내 만루위기에 봉착했다. 김하성을 3루 땅볼로 유도하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깔끔하게 3이닝을 막을 수 있었지만 2개의 실책 때문에 실점 뿐만아니라 볼을 49개나 던져야했다. 그래도 씩씩했다. 4회는 탈삼진 1개를 곁들여 삼자범퇴로 막았고 5회도 볼넷 1개를 내주었지만 피안타 없이 무실점처리했다. 타선도 4회 두 점, 5회 1점, 7회 2점 뽑았다. 그러나 세 번의 만루기회에서 득점에 실패해 부담을 안겼다. 
그럼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6회도 채태인과 이택근을 삼진으로 잡았고 7회까지 마운드에 올라 1안타만 내주고 영의 행진을 이어갔다. 데뷔 첫 퀄리티스타트였다. 데뷔 최다이닝이었고 107개를 던져 최다 투구수(종전 92개)까지 돌파했다. 가히 인생투였다. 
정용운은 지난 4일 대구 삼성전에서 5이닝을 2피안타 6사사구 2실점으로 호투했다. 윤성환과 맞대결을 펼쳐 승리를 거두고 팀의 싹쓸이 패배 위기를 건져냈다. 그때는 타선까지 터졌지만(13점) 이날은 팽팽한 승부에서 눈부신 역투로 또 다시 팀의 스윕패를 막았다. 양현종과 팻딘이 아닌 무명의 정용운이 또 다시 구세주가 된 것이다.
무엇보다 삼성전 승리가 허상이 아니었음을 입증했다. 구속은 140km를 넘기지 못했지만 볼의 힘이 좋았다. 완벽한 체인지업와 예리한 슬라이더까지 섞었다. 무엇보다 리그 팀 타율 1위를 자랑하던 넥센의 강타선이 맥을 추지 못했다. 이제는 무명에서 스타로, 아울러 확실한 선발투수로 우뚝 올라섰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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