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3루 도루+3루타, 못 말리는 로사리오 질주 본능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6.11 06: 28

"항상 열심히 전력질주, 그게 내 야구 방식이다". 
'거포 외국인 타자' 한화 윌린 로사리오(28)가 요즘은 폭풍 주루 플레이로 눈길을 끌고 있다. 생애 첫 3루 도루에 시즌 첫 3루타까지, 쉴 새 없이 다음 베이스를 향해 뛰고 달린다. 지난달 23일 대전 KIA전에서 시즌 9호 홈런을 치고 난 뒤 14경기째 무홈런으로 아홉수에 걸려있지만 정확한 타격과 주루 플레이로 만회하고 있다. 
특히 지난 9일 대전 삼성전에는 한 이닝에 멀티 도루를 성공했다. 2루에 이어 3루까지 연달아 훔치며 '발야구'를 선보였다. 8회 중전 안타를 치고 나간 뒤 이성열이 헛스윙 삼진을 당할 때 2루 도루를 시도했다. 타이밍상으로 아웃이었지만 유격수 김상수의 태그를 피해 오른손이 먼저 베이스에 닿았다. 순간 센스가 돋보인 장면. 

더 놀라운 장면은 바로 다음 이동훈 타석 때였다. 삼성 투수 최충연이 2루를 전혀 신경 쓰지 않은 틈을 놓치지 않고 3구째 기습적으로 3루를 향해 뛰었다. 전혀 예상 못한 플레이에 삼성 포수 이지영은 3루 송구를 포기했다.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3루에 들어간 로사리오는 손가락으로 V자를 그리는 깜찍한 세리머니로 기뻐했다. 비록 득점으로 연결되진 않았지만 로사리오의 깜짝 발야구에 삼성 내야진도 당황한 표정이었다. 
로사리오에게 멀티 도루는 한 번 있었다.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 주전 포수 시절이었던 지난 2013년 4월10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원정경기에서 투수 팀 린스컴이 마운드에 있을 때 2회와 6회 두 번이나 2루 도루를 성공한 바 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통산 11개 도루 중 3루 도루는 1개도 없었다. 로사리오는 "그동안 3루 도루를 해본 적은 없는 것 같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 거의 처음인 것 같다"며 "최태원 주루코치 도움이 컸다. 매일 경기 전 주루와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며 의사소통을 많이 한다. 최태원 코치의 사인에 맞춰 뛴 결과"라고 고마워했다. 
올 시즌 48경기에서 도루 숫자는 벌써 4개. 지난해 127경기에서 기록한 1개에 비해 월등히 많은 수치다. 메이저리그 시절에도 2012~2013년 2년 연속 기록한 4개가 개인 시즌 최다도루였다. 마이너리그 시절로 확대하면 지난 2006년 루키리그에서 5도루를 한 바 있다. 
지금 페이스라면 올해 개인 커리어하이 도루가 유력하다. 하지만 로사리오는 "도루 욕심을 내기보단 부상 없이 건강을 유지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며 너무 무리하진 않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1일 대전 두산전에서 2루 도루를 위해 슬라이딩을 들어가다 왼쪽 정강이 찰과상을 입었고, 진물이 흘러나온 바람에 8일 광주 KIA전을 결장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로사리오의 폭풍 주루가 멈추진 않을 것 같다. 10일 삼성전에선 8회 1사 만루에서 우중간을 가르는 싹쓸이 3타점 적시타를 쳤는데 전속력으로 달려 시즌 첫 3루타를 만들어냈다. 몸집이 크지만 뛸수록 점점 가속도가 붙는 스타일이다. 기본적으로 타격 후 전력 질주가 몸에 배어있다. 이에 대해 로사리오는 "그게 원래 내 스타일이고, 야구를 하는 방식이다. 항상 열심히 전력 질주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waw@osen.co.kr
[사진] 대전=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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