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오재원(32)이 구심의 스트라이크 존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을 당했다. 심판의 퇴장 선언이 권위적이라는 팬들의 비난 목소리가 크다. 하지만 오재원의 행동도 정당하지는 않았다. 퇴장을 부를만한 항의였다.
오재원은 10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린 롯데전에서 5회초 무사 2루에서 삼진을 당했다. 풀카운트 에서 롯데 강동호의 6구째 슬라이더에 루킹 삼진을 당했다. 바깥쪽 높은 코스에서 떨어졌고, 문승훈 구심은 스트라이크를 선언했다.
그러자 오재원은 문 구심에게 항의했다. 볼로 판단하고 1루쪽으로 한 걸음 향했다가 문 구심에게 바짝 다가서서 언쟁을 벌였다. 이에 문 구심은 곧장 퇴장을 선언했다. 팬들은 '애매한 판정에 항의도 하지 못하냐'는 반응도 있다.
메이저리그와 비교해도 퇴장을 부를 행동이었다. 지난 2일 LA 다저스-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경기에서 오승환(세인트루이스)이 세이브를 기록할 때 다저스 타자 2명이 볼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당했다.
당시 야스마니 그랜달(LA 다저스)은 오승환에게 헛스윙 삼진을 당한 후 덕아웃으로 걸어가면서 심판에게 한 두 마디 했는데 퇴장이 선언됐다. 그랜달은 배트를 내려 양쪽 스파이크를 번갈아 툭툭 치면서 심판에게 볼멘소리를 했는데, 구심은 퇴장 손짓을 했다. 퇴장 선언 후 그랜달은 배트를 옆으로 던지고 심판에게 득달같이 달려가 따졌다.
오재원은 문 구심에게 다가가기 직전에 배트를 위로 치켜올렸다가 내려놓는 장면도 있었다. 한 두 걸음 앞에서 충분히 심판에게 위압적이었다. 두 사람 사이의 언쟁은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분명한 것은 심판의 스트라이크 볼 판정은 어필 대상이 아니다.
올해 심판들이 스트라이크존을 규정대로 넉넉하게 보면서 타자들은 스트라이크 판정에 민감하다. 넓어진 스트라이크존이 심판에 따라 일관성이 없다는 불만의 소리도 나온다. 타자 입장에선 한 두 번 자신에게 불리한 판정이 쌓이면 피해의식이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스트라이크 볼 판정에 흥분한 선수가 심판에 맞서 항의하면 퇴장이 당연하다. 10일 퇴장 선언을 당한 오재원의 어필은 타석에서 심판에게 삼진 판정에 되묻거나, 덕아웃으로 발길을 돌리며 삼진 아웃을 납득하지 못하겠다는 일반적인 항의와는 다른 행동이었다.
심판의 판정에는 오심이 있기 마련이다. 비디오 판독이 확대되면서 오심을 바로잡을 기회가 늘어났다. 오재원의 퇴장은 심판의 권위의식 문제가 아니다. 스트라이크존 확대로 심판의 스트라이크 볼 판정에 대해 이런저런 행동으로 어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스트라이크 볼 판정에 대한 과도한 행동, 그에 따른 즉각적인 퇴장 선언이었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