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 부진’ 옵트아웃 시장, 싱겁게 끝날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6.11 06: 06

메이저리그(MLB)는 최근 ‘옵트아웃’ 열풍에 빠졌다. 특히 대어급 자유계약선수(FA)들의 계약에 이 조항이 심심치 않게 들어가며 흥미를 더하고 있다.
옵트아웃은 잔여계약을 포기하고 다시 FA 자격을 취득하는 권리다. 이를 테면 2014년 뉴욕 양키스와 7년 1억5500만 달러의 대형 계약을 맺은 다나카 마사히로는 “4년 뒤 옵트아웃을 행사할 수 있다”는 권리를 계약서에 넣었다. 네 시즌을 보낸 뒤 시장에 다시 나갈지, 혹은 남은 계약을 계속 이행할지 선수가 판단하는 것이다. 헤당 시점에서의 상황을 보고 유리한 방향을 선택하면 된다.
선수는 유리하다. 손해 볼 것이 없다. 물가가 계속 오르는 것처럼, 선수들의 몸값도 적어도 완만하게 우상향을 그리는 것이 FA 시장의 일반적인 생리다. 하루라도 빨리 FA 자격을 얻어 새로운 계약서를 만들 수 있다. 요에니스 세스페데스(뉴욕 메츠)는 옵트아웃의 덕을 본 대표적인 선수다. 2015년 시즌 뒤 메츠와 3년 7500만 달러의 계약을 한 세스페데스는 1년 뒤 옵트아웃 조항을 이용해 자신의 계약을 4년 1억1000만 달러로 바꿨다.

구단도 꼭 불리하지는 않다. 보통 첫 FA 자격을 얻는 나이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이다. 에이징커브상 계약 후반기로 갈수록 팀 공헌도는 떨어지는 게 일반적이다. 옵트아웃 시점에서 나가주는 것이 유리한 경우도 있다. 계약 후반 연봉이 높아지는 구조라면 더 그렇다.
올해도 옵트아웃 조항을 활용할 수 있는 선수들이 몇몇 보인다. 앞서 언급한 다나카를 비롯, 조니 쿠에토(샌프란시스코), 저스틴 업튼(디트로이트), 천웨인(마이애미), 이안 케네디(캔자스시티)와 같은 선수들이 자격 행사를 놓고 고민할 전망이다. 다만 톡톡히 재미를 볼 선수가 마땅치 않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올해 활약이 FA 시장에 강력히 어필할 만큼은 아니기 때문이다.
‘FA 대박’을 꿈꿨던 다나카는 오히려 양키스가 고민이다. MLB 데뷔 후 팔꿈치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다나카는 6월 10일(한국시간) 현재 12경기에서 5승6패 평균자책점 6.55에 머물고 있다. 지금 시장에 나가봐야 지금 계약(2018~2020년 총액 6700만 달러)보다 더 좋은 조건을 따낼 가능성은 떨어진다.
2016년 샌프란시스코와 계약(6년 1억3000만 달러)할 당시 2년 뒤 옵트아웃 조항을 넣었던 쿠에토 또한 올 시즌 13경기에서 5승5패 평균자책점 4.33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 성적(18승5패 평균자책점 2.79)보다 떨어진다. 내년부터 4년간 남은 연봉 총액은 8400만 달러다. 반등 가능성을 살피는 구단도 있겠지만 5년 이상의 계약을 제시할 팀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2016년 캔자스시티와 5년 7000만 달러에 계약을 맺은 이안 케네디의 경우는 구단이 나가주길 바랄 법하다. 케네디는 지난해 11승을 거뒀으나 올해는 뚜렷한 하락세를 그리며 6패 평균자책점 5.33에 머물고 있다. 그리고 내년부터 3년간 4900만 달러의 계약이 남은 케네디는 내년 만 34세가 된다. 올해 고전 중인 천웨인은 옵트아웃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 확실시되는 선수다.
그나마 관심을 모을 만한 선수는 업튼이다. 2016년 당시 디트로이트와 6년 1억3275만 달러에 계약한 업튼은 지난해 153경기에서 31개의 홈런을 쳤다. 최악의 전반기를 딛고 후반기에 반등했다. 올해는 57경기에서 12홈런, 35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48로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조정 OPS(OPS+)는 130이 넘는다. 수준급의 공격력임은 분명하다. 업튼은 내년부터 4년간 8850만 달러의 계약이 남아있다. /skullboy@osen.co.kr
[사진] 저스틴 업튼.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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