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누구의 체력 회복력이 더 뛰어날까.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SK-LG전은 흥미로운 선발 대결이다. LG는 소사, SK는 김태훈이다. 그런데 두 투수는 직전 경기에 불펜으로 등판했다. 소사는 하루 쉬고, 김태훈은 이틀 쉬고 선발 투수로 나선다.
소사는 지난 9일 632일 만에 불펜 투수로 깜짝 등판했다. 소사는 지난 9일 잠실 SK전에서 2-1로 앞선 8회 2사 1루에서 구원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앞서 kt와의 2연전에서 불펜 투수를 많이 소진한 양상문 감독의 승부수였다. 1⅓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KBO리그 첫 세이브를 기록했다.
5타자를 상대해 17구를 던졌다. 투구 수는 적다. 선발을 이틀 앞두고 불펜 피칭을 하는 것을 생략하고 실제 경기에 투입됐다. 양상문 감독은 10일 훈련을 마치고 소사와 면담을 통해 "컨디션에 문제없다"는 얘기를 듣고 선발로 확정했다.
하지만 마운드에서 전력 투구와 불펜 피칭은 다르다. 어떤 영향을 미칠 지는 미지수다. 오랜 기간 선발 루틴에 적응돼 있던 소사가 불펜-하루 휴식-선발의 변칙을 어떻게 극복할 지 관심이다.
김태훈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 8일 넥센전 1이닝 2피안타 2실점이 가장 최근 등판 기록이다. 이틀 쉬고 임시 선발로 출격한다. 김태훈도 5타자를 상대하며 17구를 던졌다. 소사보다 하루 더 쉬지만, 지난 6일 넥센전에서도 등판해 1이닝(18구) 1실점을 기록했다.
김태훈은 LG 상대로 좋은 기억이 있다. 지난 5월26일 인천 LG전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5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으로 프로 데뷔 첫 승을 달성했다. 2009년 SK에 입단한 그는 외국인 투수 다이아몬드의 부상 공백으로 임시 선발로 나섰다가 9년 만에 기록한 감격적인 프로 첫 승리였다.
이후 불펜으로 뛰고 있다. LG전 승리 이후 불펜으로 4경기 6이닝 3실점을 기록 중이다. 선발 윤희상이 체력 보호를 위해 선발 한 차례를 건너뛰면서, 김태훈이 다시 임시 선발 기회를 잡았다.
김태훈이 징검다리 불펜 등판을 딛고 다시 한 번 LG 상대로 호투를 펼칠 지. 깜짝 불펜 등판 후 하루 쉰 소사가 위력투를 유지할 지 흥미롭다. /orange@osen.co.kr
[사진] LG 소사-SK 김태훈(오른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