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조기 강판이라는 악재가 롯데와 두산 양 팀에게 모두 닥쳤다. 결국 변수를 얼마나 지배하면서 관리하느냐의 싸움이었다. 여기에 승부는 연장까지 흘렀다.
10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두산의 시즌 7차전 경기. 경기 초반부터 예상치 못한 변수들이 즐비했다. 선발 조기 강판이라는 대 변수가 경기를 지배했다. 이날 롯데는 선발 송승준이 왼쪽 햄스트링 통증을 호소하면서 1이닝 만에 강판됐다. 두산도 선발 이현호가 자신의 수비 실책과 야수진의 실책이 동시에 겹치며 1⅓이닝 4실점(1자책점)으로 강판됐다.
조기에 불펜을 가동해야 했던 만큼 변수들은 얼마든지 도사릴 수 있었다. 양 팀은 경기 초반부터 변수와의 싸움에 돌입했다.
롯데는 이명우가 2회부터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지만 한 이닝에만 홈런포 두 방을 맞았다. 1-0으로 앞서고 있던 경기가 1-2로 역전이 됐다. 예상치 못한 조기 등판이었기에 준비가 덜 됐을 수도 있던 상황이었다.
두산도 두 번째 투수로 이영하가 마운드에 올랐다. 이영하는 이현호의 뒤를 이어 2회 1사 2루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왔다. 2회 이현호가 자신의 실책과 야수진 실책 등 흔들리는 기색을 보였다. 4점이나 내줬다. 두산은 곧장 불펜을 투입했다. 이영하는 일단 실점 없이 2회를 넘기며 급한 불을 껐다.
롯데는 이명우가 난조를 보이자 3회부터 곧장 강동호를 투입시켜 변수 차단에 나섰다. 그리고 4회까지 2이닝을 실점 없이 막아냈다. 그러나 5회초 2사 2루에서 국해성에게 동점 투런포를 얻어맞았다. 일단 강동호는 동점을 허용하긴 했지만 선발 조기 강판에 따른 불펜 소모를 최소화하는 역할을 했다. 3이닝 동안 52개의 공을 던지며 2피안타(1피홈런) 2볼넷 2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두산 이영하 역시 마운드에서 씩씩하게 버텼다. 타선이 동점까지 만들어줬다. 그러나 4-4로 맞서던 6회말 1사 2루에서 이대호에 적시타를 얻어맞으면서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이영하도 3⅓이닝 1실점을 기록하고 강판됐다. 비교적 호투를 펼쳤지만 마지막 한 끗이 아쉬웠다. 그러나 이후 올라온 김강률이 3이닝 동안 5개의 피안타를 맞기도 했지만 무실점으로 버티며 역전을 도모했다.
롯데는 강동호 이후 윤길현(2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 장시환(1이닝 무실점), 손승락(1이닝 무실점) 등 필승조들이 등판시켜 승부에 종지부를 찍는 듯 했다. 하지만 롯데 역시 마지막을 버티지 못했다. 9회초 1사 1루에서 최주환이 동점 투런포를 얻어맞아 6-6 동점을 허용했다.
결국 경기는 롯데가 10회말 2사 1,3루에서 최준석이 끝내기 중전 안타를 때려내면서 롯데의 승리로 끝났다. 두산은 김승회가 10회를 막아내지 못했다.
양 팀은 각각 5명씩의 불펜 투수를 일찍부터 투입시킨 악전 고투를 펼쳤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