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최다 20역전패' 한화 불펜이 수상하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6.10 12: 19

불펜마저 흔들리고 있다. 5연패에 빠진 한화가 믿을 구석마저 시원찮다. 리그 최다 20역전패로 뒷문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한화는 지난 9일 대전 삼성전에서 5-8 역전패를 당했다. 7회까지 5-2로 리드하며 승기를 잡았지만 8회 2점, 9회 4점으로 마지막 2이닝에만 무려 6실점했다. 불펜 필승조 권혁, 마무리 정우람이 차례로 무너져 충격 두 배의 역전패. 최근 5연패 늪에 빠진 한화는 10위 삼성에 2.5경기차로 쫓기게 됐다. 
한화는 이날 선발 알렉시 오간도가 옆구리 근육 통증으로 3⅔이닝만에 강판되는 악재가 있었다. 4회 2사 만루 위기에서 긴급 등판한 심수창이 실점 없이 5회까지 막은 뒤 송창식이 6회부터 2이닝 무실점 호투로 삼성의 추격 흐름을 차단했다. 8회 권혁과 9회 정우람으로 이어지는 필승 공식을 본격 가동됐다. 

그러나 5-2로 리드한 8회 권혁이 다린 러프에게 좌측 2루타를 맞더니 김정혁에게 우중간 떨어지는 1타점 적시타를 허용하며 흔들렸다. 대타 조동찬도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내주며 2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동점 주자까지 나가자 이상군 한화 감독대행은 마무리 정우람을 8회부터 조기 투입시켰다. 
하지만 정우람도 이지영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아 권혁의 책임 주자를 홈에 불러들였다. 권혁은 ⅔이닝 2피안타 1볼넷 2실점. 최근 2경기 연속 실점이다. 5-4로 쫓긴 9회 정우람이 다시 마운드에 올라왔지만 김상수에게 중전 안타, 러프에게 좌전 안타를 맞더니 이승엽에게 초구에 몸에 맞는 볼을 던져 1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결국 김정혁에게 던진 6구째 체인지업이 가운데 높은 실투가 되며 좌월 2타점 2루타로 직결됐다. 5-6 역전, 정우람의 시즌 3번째 블론세이브. 후속 김헌곤 타석에 체인지업이 폭투까지 나오며 허무하게 또 한 점을 줬다. 1이닝 4피안타 1사구 4실점. 
승리 공식을 가동한 경기, 믿었던 필승조들이 차례로 무너지는데 이상군 감독대행이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권혁은 이날 최고 구속 144km를 던졌지만 지난 2년간 좋았을 때와 비교하면 구속이나 구위가 떨어졌다. 반대로 4일 휴식을 가진 정우람은 최고 구속 144km로 평소보다 빠른 공을 던졌으나 강점인 제구가 말을 듣지 않았다. 
이로써 한화는 올 시즌 35패 중 20패가 역전패로 리그 최다 불명예를 기록 중이다. 5회까지 리드한 경기에서 11승7패로 승률(.611)이 가장 낮다. 구원 평균자책점은 5위(4.93)로 리그 평균이지만 고비를 넘는 힘이 부족하다. 한화의 승계주자 실점률은 36.3%로 리그에서 3번째 높다. 승계주자 실점만 놓고 보면 43점으로 최다. 투수 교체가 마음먹은대로 되지 않았다. 
마무리 정우람이 3승8세이브를 거두고 있지만 블론세이브 3개에 평균자책점은 지난해 3.33에서 올해 4.01로 상승했다. 권혁(3.87→3.94) 송창식(4.98→5.66) 박정진(5.57→6.64) 장민재(4.68→6.53) 등 핵심 구원투수들의 평균자책점이 하나같이 치솟았다. 최근 3년간 불펜 중심 마운드 운용을 해온 한화이지만, 지금 불펜 전력으론 경기 후반 버티기도 어렵다. 믿었던 불펜마저 난관에 부딪친 한화다. /waw@osen.co.kr
[사진] 대전=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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