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 "'썰전'에 '알쓸신잡'까지"..유시민, 직업에 방송인 추가요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06.10 10: 10

 유시민은 한때 정가를 주름잡는 국회의원이자, 장관이었다. 지금은 예능에서 주목 받는 방송인으로도 통한다. 물론 생업을 위해 방송을 하는 건 아닐 게다. 꾸준히 책을 출간하는 소설가이기도 하기 때문에, 자신을 방송인 범주에 넣지는 않을 테지만 이제는 상황이 좀 달라졌다.
JTBC 시사 교양프로그램 ‘썰전’에서 정치적 상황에 대한 자신의 견해와 날카로운 분석력을 드러내 이름만큼이나 존재감 있는 캐릭터로서 김구라, 전원책과 활약하고 있다. 전원책과 불꽃 튀는 케미스트리를 만들며 긴장감을 안기고, 때로운 예상치 못한 농담을 적재적소에 넣는다. 과하지 않은 까다로움이 그의 매력 포인트이다. ‘썰전’을 비롯해 tvN 예능 ‘알쓸신잡’을 시작으로 예능에서 그를 오래 보게 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어제(9일) 방송된 ‘알쓸신잡’에서는 유시민과 유희열, 황교익, 김영하, 정재승이 생태 도시 순천과 문학 도시 보성을 돌아본 뒤 저녁식사를 하며 유쾌한 수다를 나눴다. 이 과정에서 시청자들의 뇌에 즐거움을 선사했다.

이날 유시민은 서울대 재학 시절 작성했던 ‘항소 이유서’에 대한 비화를 밝히며 관심을 모았다. 1978년 서울대 사회계열에 입학한 유시민은 반독재 민주화운동으로 1980년대에 두 차례 제적과 복학을 거듭한 끝에 1991년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하지만 1985년에 ‘서울대 프락치 사건’의 배후조종자로 몰려 구속된 후 감독에서 항소이유서를 작성했다.
유시민은 이날 “1심에서 1년 6개월을 선고 받았다. 그날 경찰이 잠깐 보자고 해서 슬리퍼 끌고 동네 다방에 갔다가 잡혀갔다”며 “나는 진술서도 안 썼는데 ‘주범이라고 자백했다’고 적혀있더라. 항소 이유서를 써야하는데 보름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항소이유서를 계기로 법조계에서 전설이 된 유시민. 당시 독재타도 운동을 한 학생들은 물론 법조계 인사들도 비밀리에 돌려봤을 정도로 논리적인 명문이 가득하다.
유시민의 직업은 하나로 규정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다. 1997년 언론인으로서 활동하면서 ‘97대선 게임의 법칙’을 저술했고, 1999년부터 2001년까지는 성공회대 교양학부 겸임교수로서 활동했다. 2008년 18대 총선에서 대구 수성구에 출마했지만 낙선해 이듬해까지 경북대에서 생활과 경제 과목 강의를 맡았다고 한다.
2002년 치러진 대통령 선거 당시 신당의 창당을 결심했고, 그 해 8월 절필 선언을 하고 정계에 뛰어들어 2002년 10월 개혁국민정당의 창당을 주도했다. 2003년 4월 24일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진입했다. 또 2006년 2월부터 2007년 5월까지 보건복지부 장관직을 역임하기도 했다. 보건복지부 장관직을 사임한 이후 국회의원으로서 할 일은 하되 저술 활동도 하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대선후보 경선을 앞두고는 ‘대한민국 개조론’을 출간했고 열린 우리당 전당대회 후 제17대 대통령직에 공식 입후보를 선언했으나 당내 경선에서 사퇴하고 이해찬을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이후 통합진보당을 창당, 공동 대표에 취임했다. 2012년 1월 유시민은 당내 특정 계파의 패권주의를 비판하며 한동안 당무를 거부했다가 복귀했다. 2012년 10월 진보정의당 구성원으로서 참여했으나 2013년 2월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날이 갈수록 늘어가는 유시민의 예능감을 보니 앞으로 그의 모습을 안방극장에서 오래 볼 수 있을 듯하다. 그가 방송에서 자신의 생각을 가감 없이 표현할 때 기성세대는 자신들의 미숙했던 옛 시절을 반성하고 젊은 세대는 왠지 모를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방송 이후 포털 사이트 검색어 상위권에 ‘유시민’이라는 이름이 오르내리며 찬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방송가의 러브콜이 쏟아지니 요즘 대세는 유시민이 틀림없다./ purplish@osen.co.kr
[사진] ‘알쓸신잡’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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