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의 박세혁(27)이 주전 못지 않은 활약을 펼치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올 시즌 많은 팀들이 포수난에 시달리고 있다. 백업 포수는 둘째치고, 확실한 기량을 갖춘 주전 포수를 보유하지 못한 팀들이 대부분이다.
리그 전반 '포수 기근'에 시달리고 있지만, 두산에게는 그저 남이야기에 불과하다. 우선 두산에는 양의지라는 '국가대표' 포수가 안방을 지키고 있다. 양의지는 올 시즌 타율 3할3푼9리 7홈런 38타점으로 타율 7위, 타점 8위를 기록하고 있다. 안방에서의 안정감은 말할 것도 없다.
무엇보다 박세혁이라는 '특급 백업'의 존재가 두산을 더욱 든든하게 하고 있다. 박세혁은 주전급 기량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양의지의 존재에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어 경기 감각 유지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박세혁은 올 시즌 30경기에서 타율 3할3푼3리 장타율 0.556, 출루율 0.396으로 꾸준한 타격감을 유지했다.
지난 9일 울산 롯데전에서도 박세혁의 존재감은 확실했다. 박세혁은 9번-포수로 선발 출장해 공격과 수비 모두 흠잡을 데 없는 활약을 펼치며 '특급 백업'으로서의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남겼다.
우선 투수 함덕주와의 호흡이 빛났다. 이날 두산의 선발 투수 함덕주는 7⅔이닝 동안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함덕주가 기록한 안타와 볼넷은 각각 2개에 불과했다. 특히 직구와(47개)과 체인지업(55개)을 적절히 배합해 탈삼진을 9개나 이끌어냈다. 함덕주는 이닝, 투구수(120개), 탈삼진 모두 데뷔 후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타석에서도 박세혁은 제 몫을 했다. 0-0으로 맞선 2회초 2사 2루에서 김원중을 상대로 적시 2루타를 날려 함덕주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두산이 4-0으로 승리하면서 박세혁은 결승 타점의 주인공이 됐다.
박세혁의 활약에 김태형 감독도 "오랜만에 선발 포수 마스크를 쓴 박세혁이 투수와의 호흡뿐 아니라 공·수에서 좋은 활약을 해줬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박세혁이 든든하게 안방을 지키면서 연장 승부만 두 차례 간 삼성과의 주중 3연전 동안 경기에 나섰던 양의지는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두산은 주전 포수와 불펜 휴식으로 재정비를 마치고 다음 경기 구상을 좀 더 수월하게 할 수 있게 됐다. /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