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찬익의 대구 사자후] 사람 좋으면 꼴찌? 이젠 옛 말이다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7.06.10 06: 34

삼성 라이온즈 내야수 김정혁과 외야수 김헌곤을 향한 주변 평가는 한결같다. "정말 착실하고 열심히 노력하는 선수다. 진짜 잘 됐으면 좋겠다"고. 이들은 비슷한 면이 많다. 이른바 꼼수와는 거리가 멀다. 오로지 땀의 진실을 믿으며 쉴 새 없이 노력해왔다. 마치 이솝 우화에 나오는 거북이처럼. 
김정혁과 김헌곤은 부상에 신음하며 힘겨운 시간을 보내면서도 긍정의 힘으로 버텼다. 기회가 주어지지 않아도 좌절하거나 불평을 늘어놓지 않았다. 그럴때마다 제 실력이 부족한 탓이라고 여겼다. 
늦게 피는 꽃이 더 아름답다고 했던가. 김정혁과 김헌곤은 올해 들어 이름 석 자를 알리기 시작했다. 아직 스타덤에 오른 건 아니지만 그동안의 노력을 조금씩 보상받기 시작했다. 

퓨처스리그 4할 타자 출신 김정혁은 6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1군 무대를 다시 밟았다. 그의 타격감은 그야말로 절정에 이르렀다. 타율 5할(18타수 9안타) 5타점 5득점.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타격감이 좋다"는 게 김정혁의 말이다. 
6일 잠실 두산전서 5타수 4안타 1타점 2득점으로 12-10 승리에 이바지한 데 이어 9일 대전 한화전서 데뷔 첫 결승타를 날렸다. 4-5로 뒤진 9회 1사 만루서 한화 소방수 정우람에게서 좌익선상 2루타를 날렸다. 김상수와 다린 러프가 홈을 밟으며 6-5로 전세를 뒤집었다. 
삼성은 김정혁의 결승타에 힘입어 한화를 8-5로 꺾고 주말 3연전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김한수 감독은 5타수 3안타 3타점 2득점 맹활약을 펼친 김정혁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정말 절실하게 매 경기 뛰는 김정혁이 좋은 타점을 내준 게 무엇보다 반갑다". 
김헌곤은 지난해 상무의 주축 타자로 활약하면서 퓨처스 남부리그 타격 1위에 등극하는 등 타율 3할7푼8리(254타수 96안타) 8홈런 65타점 63득점의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올 시즌 주전 좌익수로 낙점된 김헌곤은 9일 현재 타율 2할8푼(189타수 53안타) 4홈런 30타점 26득점 7도루로 순항 중이다. 
이달 들어 허벅지 상태가 좋지 않아 상승세가 다소 주춤하나 경기에 나설때마다 혼신의 힘을 다해 뛴다. 보는 이로 하여금 투혼이라는 게 무엇인지 제대로 증명한다. 김헌곤은 늘 말한다. "정해진 건 아무 것도 없다. 매 순간마다 절실하게 하지 않으면 한 순간에 끝장난다"고. 
김정혁과 김헌곤의 활약은 삼성 퓨처스 선수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선수들은 야간 훈련이 끝난 뒤 TV 중계를 보면서 김정혁과 김헌곤을 응원한다. 이들이 안타를 치거나 호수비를 연출할때면 마치 자신의 일처럼 기뻐한다. 
스포츠에서 '사람좋으면 꼴찌'라는 말이 있다. 땀의 진실을 아는 김정혁과 김헌곤이 상승세를 이어가며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은 반드시 성공한다는 걸 증명해주길 바란다. 이들의 성공 스토리는 20·30대 젊은이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다. 야구는 인생의 축소판이라고 하지 않는가. /삼성 담당 기자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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