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차우찬과 SK 박종훈이 대조적인 피칭 스타일의 명품 투수전을 펼쳤다.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K-LG전. 차우찬은 7이닝 6피안타 8탈삼진 1실점, 박종훈은 6이닝 3피안타 7탈삼진 1실점의 빼어난 피칭을 선보였다. 차우찬이 승리 투수가 됐고, 박종훈은 노디시전이었다.
박종훈은 오른손 언더핸드, '잠수함' 투수다. 오른팔이 거의 땅에 끌리듯이 내려갔다가 공을 던진다. 릴리스 포인트 높이가 지면에서 26cm라고 한다. KBO리그 투수 중 가장 낮다. 반면 차우찬은 좌완 정통파. 아무리 못해도 두 선수의 릴리스 포인트 높이는 150cm 이상은 난다.
차우찬은 140km 후반의 직구가 주무기다. 올해 들어 제구력이 좋아진 포크볼에다 슬라이더도 좋다. 우타자 몸쪽으로 붙는 직구와 빠른 스피드에서 떨어지는 포크볼로 탈삼진 능력도 좋다.
팀 홈런 1위 SK는 이날 한동민을 제외하고 우타자 8명을 타순에 배치했다. 3~6번 '정동맥 쿼탯'의 홈런 수는 60개. 장타에는 자신이 있었으나 차우찬의 몸쪽 직구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2회 한동민과 김동엽이 징검다리 안타를 쳤으나, 차우찬은 1사 1,2루에서 로맥과 이홍구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위기를 벗어났다. 3~5회는 연속 삼자범퇴 행진. 5회에는 김동엽, 이홍구, 이재원은 3타자 연속 삼진으로 이닝을 마쳤다.
6회 2아웃을 잘 잡고 나주환과 최정에게 연속 2루타를 맞고 1-1 동점을 허용한 것이 아쉬웠다. 7회 1사 후 김동엽에게 좌익수 키를 넘어가는 2루타를 맞았다. 이홍구와 이재원을 또다시 범타로 처리하며 위기를 벗어났다.
박종훈은 직구 구속은 130km 초반이지만 땅에서 솟아오는 듯한 공의 볼끝 변화가 심하다. 좌타자 몸쪽으로 빠르게 솟구치는 직구, 떠올랐다가 다시 땅으로 가라앉는 체인지업과 커브로 타자를 상대한다. 제구가 잘 되는 날에는 볼끝이 변화무쌍해 타자들이 쉽게 공략하기 힘들다.
1회 한 점을 내줬으나 이후 뛰어난 피칭을 이어갔다. 1회 2사 후 박용택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양석환에게 좌선상 2루타를 맞아 선취점을 내줬다.
이후로는 3~5회 연속 삼자범퇴로 처리하며 6회 2사까지 12타자 연속 범타 행진을 이어갔다. 6회 2사 후 박용택에게 이날 3번째 안타를 맞았다.
LG는 1~3번 좌타라인, 5번 오지환까지 상위타선에 4명의 좌타자를 배치했지만 크게 성과는 없었다. 좌타자 몸쪽으로 붙은 직구를 공략하지 못했다. 박종훈은 좌타자인 안익훈, 오지환에게 각각 삼진 2개를 뺏어냈다.
박종훈은 6이닝을 채운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LG는 박종훈이 내려가자마자 7회 채병용 상대로 한 점을 뽑아 균형을 깼다. 차우찬에게 승리를 안겨주는 1점이었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