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를 잡아라' 백업의 활약, 두산의 성장 동력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17.06.09 09: 00

곳곳에서 나오는 백업 선수의 활약. 두산 베어스가 끊임없는 경쟁 체제 속 이뤄지는 성장에 미소짓고 있다.
지난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삼성 경기에서는 역대 23번째 사이클링 히트가 나왔다. 두산의 우익수 겸 2번타자로 선발 출장한 정진호가 1회 2루타, 2회 3루타, 4회 안타, 5회 홈런을 잇따라 날리며 역대 최소이닝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했다.
두산으로서 이날 사이클링히트는 좀 더 의미가 남달랐다. 당시 주전 외야수였던 박건우가 햄스트링 통증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이틀 전 1군에 등록돼 35일만에 선발 출장한 정진호가 모처럼 찾아온 기회에 대기록으로 응답했다.

올 시즌 두산은 백업 선수들의 도약이 도드라졌다. 주전 2루수 오재원이 시즌 초반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자 최주환이 공·수 모두에서 성장을 보이며 주전 자리에 들어왔다. 최주환은 올 시즌 3할2푼5리 2홈런 27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주축 타자로 자리매김했다.
최주환의 활약으로 두산은 내야 곳곳에서 컨디션에 따른 운용폭이 넓어졌다. 최근 오재원의 타격감이 올라오고, 3루수 허경민이 타격이 주춤하자 3루 수비가 가능한 최주환은 3루로 나서며 좋은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8일 삼성전에서 최주환은 3루수-1번타자로 나와 리드오프 홈런을 날리기도 했다.
최주환 외에도 두산 곳곳에는 백업 선수들의 활약으로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주전급 기량을 갖추고 있는 '특급 백업' 박세혁은 비록 '국가대표 포수' 양의지에 가려있지만, 경기에 나설때마다 안정적으로 안방을 지키며 제 몫을 하고 있다.
'내야 유틸리티 플리에어' 류지혁은 내야 곳곳에 빈자리가 생기면 들어가서 제 몫을 해주고 있고, '일발 장타' 능력을 갖추고 있는 외야수 국해성도 지난 3일 홈런을 날리는 등 선발로 출장한 경기에서 연이틀 3타점을 올리는 활약을 펼쳤다.
김태형 감독은 이런 백업 선수들의 활약이 그저 흐뭇하다. 김태형 감독은 "국해성도 타격이 좋고, 박세혁도 있다. 또 류지혁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칭찬했다. 그러면서도 김태형 감독은 경쟁을 강조했다. 사이클링히트를 친 정진호에 대해서도 "백업으로 나서면서 감을 유지하기 쉽지는 않을 것이지만, 결국에는 꾸준히 잘해서 누군가를 제치고 자리를 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김현수(볼티모어)의 메이저리그 진출로 무주공산이 된 좌익수 자리에서 살아남은 김재환은 "(경쟁체제는) 두산이라는 팀에 특유의 장점인 것 같다. 열심히 해서 잘하면 그만큼 기회가 있는 팀이라고 생각한다. 이 부분은 내가 그동안 절실히 느꼈던 것으로, 준비만 잘하면 기회는 분명히 온다. 준비를 잘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두산 특유의 경쟁 체제에 대해 이야기했다. 김재환은 지난해 타율 3할2푼5리 37홈런 124타점으로 '커리어하이'를 기록했다. 실제 김재환 뿐 아니라 지난해 박건우도 타율 3할3푼5리 20홈런으로 만점 활약을 펼치면서, 주전 도약에 성공했다.
누구든 '제2의 김재환', '제2의 박건우'가 될 수 있다. 소리없이 진행되는 무한 경쟁 속 두산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 팀로 거듭나고 있다. /bellsto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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