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군 담금질’ 정의윤-최승준, SK 예비 대포 대기 중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6.09 09: 00

역대 2위 페이스로 팀 100홈런 고지를 밟은 SK지만 아직 변수는 많다는 지적이다. 다만 그 변수에 대비한 히든카드는 확실하다. 정의윤(31)과 최승준(29)이 1군 콜업을 벼르며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정의윤과 최승준은 현재 1군이 아닌 2군에 있다. 시즌 전까지만 하더라도 SK의 대포 군단을 이끌어나갈 핵심으로 평가됐던 것을 떠올리면 다소 초라한 신세다. 지난해 팀 부동의 4번 타자였던 정의윤은 타격 부진으로 2군에 내려간 뒤 아직 1군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지난해 무릎 부상 여파가 여전히 남아있는 최승준도 좀처럼 한창 좋을 때의 모습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정의윤은 올 시즌 1군 38경기에서 타율이 2할3푼5리까지 떨어졌다. 그 와중에도 4개의 홈런과 12타점을 올렸지만 지난해 후반기부터 시작된 부진이 이어졌다. 최승준은 거의 대부분을 시간을 2군에서 보냈다. 1군에는 지난 5월 21일 잠깐 올라와 5경기에 나갔으나 타율 2할, 1홈런에 머물렀다. 아직 본래의 타격감을 찾기까지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이라는 평가였다.

정의윤은 기술적인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트레이 힐만 1군 감독과 김무관 퓨처스팀(2군) 감독 모두 같은 의견을 내고 있다. 다만 심리적인 문제라는 것이 전반적인 진단이다. 힐만 감독은 “정의윤은 야구가 안 될 때 그것에 너무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 선수는 안 될 때 차라리 경기에서 빼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했다. 그리고 부진이 길어지자 아예 2군으로 내렸다.
다행히 나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김무관 감독은 “정의윤이 2군에 내려와서 많이 좋아졌다. 현재 타격감은 괜찮다. 심리적인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이겨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의윤은 퓨처스리그 13경기에서 타율 3할4푼6리, 4홈런, 14타점을 기록했다. 장타율은 0.673. 최근 9경기 타율은 4할1푼7리에 4홈런, 11타점이다. 방망이가 갈수록 뜨거워진다. 1군에 자리가 비면 가장 먼저 올라갈 후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최승준은 퓨처스리그 성적도 썩 좋지 않아 우려를 샀다. 퓨처스리그 26경기에서 타율이 2할9리에 불과했다. 그러나 타율과는 별개로 전체적인 타격감이 괜찮았다는 것이 2군 코칭스태프의 설명이다. 그래서 1군도 올라갈 수 있었다. 한 관계자는 “강화 SK퓨처스파크의 특성상 우타자가 밀어 넘기기가 어려운데 최승준의 타구가 우측 담장 앞에서 많이 잡혔다”고 귀띔했다.
최근 허리에 가벼운 통증이 있어 경기에 나서지는 못하고 있지만 현재는 많이 호전된 상태다. 전형적으로 성적보다는 내용에 초점을 맞춰야 할 타자다. 타격폼을 놓고 지도자들의 논의가 끊이지 않는다는 점, 스스로 말하듯 평생 안고 가야 할 문제인 무릎의 가벼운 통증은 변수다. 그러나 지난해 홈런 페이스에서 보듯 힘 하나는 확실하다. 한 번 영점이 잡히면 누구보다도 멀리 대포를 날릴 타자다.
트레이드(정의윤), 보상선수(최승준)로 각각 SK 유니폼을 입은 두 선수는 지난해 최정과 함께 SK의 홈런 파티를 주도한 선수들이다. 담장을 넘길 수 있는 능력은 증명이 됐다. 지금은 2군에 있지만 활용가치는 충분하다. SK는 팀의 1루수인 박정권의 타격감이 좀처럼 올라오지 않아 고민이 크다. 대포쇼를 벌이고 있는 한동민 김동엽은 집중 견제 속에 점차 타율이 떨어지는 추세다. 두 선수의 몫이 여전히 중요하다는 의미다. SK의 예비 대포들은 그 기회를 기다리고 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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