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외 타격왕' 오정복 있어 kt 웃는다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6.09 05: 46

5월 이후 타율 0.440으로 전체 1위
김진욱 감독 "좋은 선구안 있어 흔들리지 않을 것"
날고 기는 타격 장인들 사이에서 소리없이 자신의 이름을 순위표에 올려둔 이가 있다. 의외의 인물이지만 소속팀에서는 없어선 안 될 역할을 도맡고 있다. kt의 오정복(31) 이야기다.

현재 KBO리그 타율 1위는 롯데 이대호(.370)다. 그 뒤를 KIA 김선빈(.364), 한화 김태균(.352)이 뒤따르는 형국이다. 넥센 서건창(.349), NC 나성범(.347)도 5걸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김선빈의 분전이 눈에 띄지만 대부분 '한가닥' 하는 선수들이다. 그러나 범위를 살짝만 좁혀도 전혀 의외의 인물이 튀어나온다. 바로 kt 공격을 이끌고 있는 '장외 타격왕' 오정복이다.
오정복은 올 시즌 47경기에 출장해 타율 4할7리, 1홈런, 12타점을 기록 중이다. 그러나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해 타격 순위에서 그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현재 kt는 58경기를 치렀기 때문에 규정타석은 179.8타석. 오정복은 151타석으로 아직 이에 못 미친다. 최다안타 순위 역시 공동 30위로 높지 않다.
그러나 5월부터 현재까지 규정타석을 채운 선수 중 타율 1위는 오정복이다. 오정복은 5월 이후 30경기서 타율 4할4푼(109타수 48안타)을 기록 중이다. 그 뒤를 김선빈(.385), LG 박용택(.384), 롯데 손아섭(.374) 등이 따른다. 이대호(.324)와 김태균(.323)은 각각 공동 17위와 19위에 머물고 있다.
오정복의 올 시즌은 4월과 그 이후로 판이하게 갈린다. 오정복은 4월 한달간 타율 2할6푼9리에 그쳤다. 17경기에 나섰지만 26타석만 주어졌고 그 중 7번 안타를 만들어냈다. 시즌 초만 하더라도 kt는 이대형과 유한준을 좌우코너 외야에 두고 중견수로 하준호, 전민수 등을 번갈아 기용했다. 오정복의 자리는 없었다.
조금씩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러면서 5월부터 kt 좌익수는 오정복으로 고정됐다. 이대형이 중견수로 이동했고 유한준이 우익수를 맡으며 외야 구성이 완성됐다. 이후 큰 변수없이 주전 라인업이 유지되고 있다.
김진욱 kt 감독은 오정복의 활약을 두고 "선구안이 좋다. 쉽사리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라고 칭찬했다. 실제로 오정복은 5월 이후 타율 1위에 올라있는데, 같은 기간 출루율(.487)도 리그 1위다.
반면, 오정복은 김진욱 감독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오정복은 "김진욱 감독님의 관리와 코치님들의 조언이 있어 지금의 성적이 나오고 있다"라며 칭찬에 늘 손사래를 친다. 서로가 상대에게 공을 돌리는 선순환이 팀 전체에 퍼진 셈이다.
올 시즌 kt 팀 타율은 2할6푼7리로 리그 8위다. 리그 평균(.279)에 비해 1푼 이상 낮으며 팀 홈런도 40개로 최저 2위다. 팀OPS(출루율+장타율)은 0.714로 리그 꼴찌다. 사실상 타격에서는 큰 경쟁력이 없는 셈이다. 제 역할을 못하던 외인 타자 조니 모넬을 방출한 뒤 새로운 선수를 데려오지 못하고 있는 것도 한몫했을 터.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오정복의 분전이 반갑고 고마운 kt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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