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전' 김동욱과 남태혁, 모넬 그림자 지우는 중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6.09 10: 00

제 역할을 전혀 못하던 외국인 타자 조니 모넬을 방출한 kt. 모넬의 활약이 미진했던 탓에 빈자리는 크지 않지만, 모넬에게 바라던 역할을 따지자면 공백은 상당하다. 그러나 분전하고 있는 김동욱(29)에 남태혁(26)까지 가세하며 그 그림자를 조금씩 지워가고 있다.
kt는 올 시즌을 앞두고 외국인 타자 조니 모넬을 90만 달러(약 10억 원)에 영입했다. 타 구단과 비교해도 적지 않은 금액을 투자한 셈이다. 그만큼 거는 기대가 컸다.
그러나 모넬은 그 기대를 완전히 저버렸다. 모넬은 첫 18경기서 타율 1할8푼2리(55타수 10안타), 2홈런, 6타점을 기록했다. 중심타선에서 흐름을 완전히 끊는 모넬을 지켜만 볼 수 없었다. 결국 김진욱 kt 감독은 지난 4월 24일 모넬을 1군에서 말소했다. 퓨처스리그에서 감을 잡은 뒤 1군에 올라와 맹활약했던 2016년의 닉 에반스(두산)를 기대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을 정도였다.

반전은 없었다. 모넬은 열흘을 채운 5월 4일 수원 롯데전에 맞춰 1군에 돌아왔지만 10경기에서 타율 1할3푼3리(30타수 4안타), 무홈런, 3타점에 그쳤다. 결국 kt는 같은 달 20일 그를 웨이버 공시했다.
이후 보름이 넘게 지났지만 kt의 새 외인은 감감무소식이다. 파괴력을 갖춘 거포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계약 및 팀 합류는 빠를수록 좋다. 특히 공격력이 약한 kt로서는 더더욱 그렇다. 그럼에도 마냥 서두르지 않고 있는 건 김동욱과 남태혁의 활약 덕분이다.
김동욱은 모넬이 자리를 잃은 5월 19일 올 시즌 처음으로 경기에 나섰다. 당시 수원 넥센전에 6번타자 겸 1루수로 선발출장한 그는 4타수 2안타로 눈도장을 찍었다. 이후 꾸준히 출장 기회를 얻었다. 지난 23일 대구 삼성전서는 데뷔 첫 멀티홈런을 쏘아올리는 등 기대 이상의 활약. 올 시즌 17경기에 나서 타율 3할6푼7리, OPS(출루율+장타율) 1.021로 활약 중이다. 괴물 같은 OPS의 비결은 0.650에 달하는 장타율 덕분이다. 모넬에게 기대했던 모습을 김동욱이 보여주며 kt는 '외국인 타자 효과'를 띄고 있는 셈이다.
거기에 또 한 명의 거포 유망주가 같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번에는 남태혁 차례다. 지난 2016년 신인드래프트 때 kt가 1라운드로 지명한 남태혁은 지난해 16경기서 타율 2할5리, 2타점을 기록했다. 지난 6일에 올 시즌 처음으로 1군 무대를 밟았고 8일 수원 LG전에 7번타자 겸 1루수로 선발출장했다. 퓨처스리그 최근 10경기서 타율 4할8푼8리, 7홈런으로 활약했던 점이 콜업 이유였다.
첫 타석에서 중전 안타를 뽑아낸 그는 후속타가 터져나오며 홈까지 밟았다. 4회에는 볼넷을 골라나가며 눈 야구까지 선보였다. 세 번째 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나며 이날 타석을 마쳤다.
김동욱과 남태혁 모두 1루 자원이다. 때문에 공존을 위해서는 지명타자 슬롯이 필요하다. kt는 '파괴력 있는 선수'라는 전제만 충족된다면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고 외인 타자를 데려오겠다고 밝힌 상태다. 만일 1루 자원에 국한되지 않는다면 새 외국인 타자에 김동욱, 남태혁까지 더해지며 거포 군단으로 탈바꿈할 수도 있다.
1루수로 외인 타자를 데려오더라도 풀타임 경험이 없는 김동욱과 남태혁이 번갈아 출장하며 체력 안배도 가능하다. 또한, 대타 자원이 적은 kt로서는 두 명 모두 1군에 연착륙한다면 그만한 카드가 없다.
kt는 김동욱과 남태혁의 연착륙을 바라고 있다. /ing@osen.co.kr
[사진] 김동욱-남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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