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야수부터 투수까지' 박해민표 수비의 시너지 효과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17.06.09 10: 00

"외야로 공이 날아가도 잡을 것 같아요."
박해민(27·삼성)은 KBO리그에서 손꼽히는 넓은 수비 범위를 자랑하는 외야수다. 안타성 타구도 몸을 아끼지 않으며 지워낸다.
지난 6일 잠실 두산전에서도 박해민은 결정적인 수비로 팀의 승리 발판을 놓았다. 10-10으로 맞선 9회말 1사 후 오재일의 타구를 펜스를 밟고 올라가 잡아내며 아웃카운트를 올렸다. 결국 삼성은 연장 10회초 이승엽의 투런포를 앞세워 경기를 잡았다.

비록 경기에는 패배했지만, 8일 경기에서도 박해민은 3회말 에반스의 큼지막한 타구를 발 빠르게 따라가 펜스 앞에서 잡아냈다. 중견수와 좌익수를 가르는 듯한 타구였지만, 발 빠른 박해민 앞에서는 뜬공에 불과했다.
이런 박해민의 넓은 수비 범위는 곳곳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선 넓은 수비 범위에 좌익수와 우익수가 좀 더 편하게 수비를 할 수 있다. 특히 올 시즌부터 외야수로 나서고 있는 구자욱에게 수비 범위가 넓은 박해민은 든든한 존재다. 김한수 감독은 "시즌 초 박해민에게 구자욱의 수비에 도움을 많이 달라고 주문을 했다"라며 "아무래도 수비 좋은 선수가 가운데 버티고 있으니 도움이 많이 된다"고 미소를 지었다.
좌익수 구자욱은 "정말 많은 도움이 된다. 일단 어지간한 타구는 본인 잡겠다고 이야기해줘서 있어 편하게 수비에 나설 수 있다. 또 수비 중간중간 시프트 이외에도 한 두발자국 정도 조정을 해주는데, 이 부분도 수비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신인 김성윤 역시 박해민 효과를 이야기했다. 김성윤은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내가 수비 중심 역할을 해야됐다. 그런데 지금은 가운데 박해민 선배님이 버티고 있어서 든든하다.중간 중간 수비 위치를 조정해주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된다"며 "또 펑고를 받는 모습을 보며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고 밝혔다.
수비수뿐 아니다. 박진만 수비 코치는 "확실히 수비 범위가 넓은 선수다. 아무래도 수비 범위가 넓은 만큼 우익수와 좌익수를 선상에 더 가깝게 보낼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칭찬하며 "투수들도 심적으로 부담이 덜 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실제 투수들 역시 '박해민 효과'에 미소를 짓고 있다. 안타성 타구를 잡아주는 만큼 좀 더 편하게 마운드에서 경기에 임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우규민은 "(박해민이) 뒤에 있으면 정말 든든하다. 이전팀에서는 단순히 수비가 좋다는 느낌만 받았다면, 지금은 수비 덕을 정말 많이 본다고 생각한다"라며 "외야로 뻗어나가면 다 잡아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몸을 아끼지 않는 박해민의 투혼에 걱정을 내비치기도 했다. 우규민은 "너무 무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비록 홈런이 됐지만, kt전(5월 25일) 9회에 넘어갔다고 생각을 했는데, 어느새 박해민도 펜스 앞까지 따라갔다. 두산전(6일)에서도 펜스에 발이 끼어서 부상이 올 뻔했다. 조심했으면 좋겠다"고 우려했다.
신인 최충연 역시 "외야 타구는 다 잡아 줄 것 같다. 그덕에 외야에 가도 다 홈런이나 안타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더 과감하게 공을 던질 수 있게 된다"고 이야기했다.
박해민은 넓은 수비 범위에 대해 "아직까지는 수비만큼은 자신있다. 그만큼 더 열심히 뛰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미소를 지으며 "투수들이 안 맞기 위해서 열심히 공을 던지는 데 수비수가 포기하면 안될 것 같다"고 강조했다.
후배들이 수비를 보고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는 이야기에 "아직 내 단계가 누가 배우고 할 정도는 아닌 것 같다"고 겸손하게 손을 내저었지만, "내가 어렸을 때 선배들을 보고 배웠던 만큼,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면 기분 좋고 뿌듯하다"고 웃어보였다. / bellsto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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