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성적의 추락 속에 좀처럼 등판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는 오승환(35·세인트루이스)이 일주일 만의 등판에서 좋은 컨디션을 선보였다. 그러나 그 호투는 세인트루이스의 연패 탈출로 이어지지 못했다.
오승환은 9일(이하 한국시간) 미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와의 원정 경기에 2-5로 뒤진 8회 팀의 네 번째 투수로 등판, 1이닝을 퍼펙트로 깔끔하게 정리했다. 5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간 오승환의 평균자책점은 종전 2.77에서 2.67로 조금 더 내려갔다. 올 시즌 오승환의 최저 평균자책점은 지난 5월 18일 보스턴전 직후의 2.61이었는데 다음 등판에서 시즌 최고 수치를 기대할 수 있다.
최고 구속은 94마일(151km)까지 나오는 등 오래간만의 등판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힘은 건재했다. 첫 타자인 알칸타라는 1B-2S의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4구째 떨어지는 체인지업으로 중견수 뜬공 처리했다. 이어 발이 빠른 해밀턴의 기습번트는 3루수 저코가 미리 간파하고 나온 끝에 잡아내 오승환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오승환은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코자트를 마지막 타자로 상대, 5구째 슬라이더로 유격수 땅볼을 유도하며 이날 등판을 가뿐하게 마쳤다. 그러나 세인트루이스는 9회 점수를 만회하지 못해 그대로 패했다. 시카고 컵스 원정 3연전, 신시내티 원정 4연전에서 모두 패하며 7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7연패 와중에 지구 4위까지 떨어진 세인트루이스는 이제 최하위 추락을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세이브나 접전 상황은 아니었지만 등판 간격이 워낙 길다 보니 컨디션 점검차 나선 경기였다. 오승환은 지난 2일 LA 다저스전 세이브(시즌 13호) 이후 좀처럼 등판 기회를 잡지 못했다. 세인트루이스가 너무 부진해 오승환이 등판할 만한 기회가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날도 뒤진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 실전감각을 점검하는 수준으로 경기를 마쳤다. 다만 긍정적인 경기 내용을 남기며 벤치에 위안을 제공했다.
한편 경기는 신시내티의 5-2 승리로 끝났다. 무게추가 기울기 시작한 것은 0-0으로 맞선 5회였다. 신시내티는 1사 후 보토의 안타에 이어 듀발이 적시 2루타를 때리며 선취점을 냈다. 이어 쉐블러의 몸에 맞는 공으로 1,2루를 만든 뒤 지넷이 좌전 적시타를 쳐 1점을 추가했다. 신시내티는 이어진 지넷의 도루 때 몰리나의 실책까지 등에 업고 3-0으로 달아났다.
기세를 탄 신시내티는 6회 1사 후 코자트의 안타에 이어 보토가 중월 2점 홈런(시즌 16호)을 쳐내며 점수차를 5점으로 벌렸다. 반면 무기력한 세인트루이스 타선은 8회 2점을 만회하는 데 그쳤다. 신시내티 선발 스캇 펠드먼은 7이닝 동안 4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의 노련한 투구로 시즌 5승째를 따냈다. 반면 세인트루이스 선발 마이크 리크는 이날 10개의 안타를 맞는 등 고전한 끝에 5이닝 3실점(2자책점)으로 패전을 안았다. /skullboy@osen.co.kr
[사진] 조이 보토(가운데)-스캇 펠드만(아래)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