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승부처] ‘치명적 실책’ 로맥, 2루 실험 계속될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6.08 21: 48

SK 새 외국인 타자 제이미 로맥(32)은 특유의 파워 뿐만 아니라 수비 활용성에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오랜 기간 마이너리그 생활을 한 로맥은 생존에 대한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다양한 수비 포지션에서 제법 경험이 있는 편이다.
로맥은 주로 코너 내야(1·3루)로 뛰었지만 외야수나 2루수로도 뛴 경험이 꽤 있다. 이런 로맥의 수비 활용성은 경기 중·후반 SK 라인업 구성에 큰 도움이 된다. 그리고 로맥은 이날 2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경기 막판 간혹 2루를 보는 경우는 있었지만 선발 출전은 처음이었다.
코너 내야나 외야보다는 수비 경험이 적은 2루지만, 로맥은 한국에 들어온 이후 꾸준히 2루 수비 훈련을 하며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왔다. 다른 포지션과 다르게 2루와 유격수는 약속된 플레이나 잔플레이가 많은 포지션이다. 이에 대해 적응할 시간을 충분히 주겠다고 말한 트레이 힐만 SK 감독이었는데, 이날은 로맥과 박승욱을 짝지어 키스톤 콤비로 투입했다.

로맥이 2루에 들어가면 SK 장타력은 더 배가될 수 있다. 2루수로 나서는 김성현과 로맥의 장타력을 비교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2번부터 9번까지는 모두 홈런을 칠 수 있는 타선이 될 수 있다. 때문에 로맥의 2루 투입은 구상 자체로는 대단히 신선하고 획기적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잘 되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어서다.
그러나 이날 결정적인 실책 하나로 고개를 숙였다. 팀이 0-2로 뒤진 5회 2사 3루 상황이었다. 2사 2루에서 김웅빈 타석 때 문승원의 폭투가 나와 2사 3루가 된 상황이었다. 문승원은 그래도 김웅빈을 평범한 2루 땅볼로 저지하고 이닝을 마무리하는 듯 했다. 하지만 로맥의 수비가 깔끔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거구라 순발력이 떨어지는 로맥은 타구를 민첩하게 쫓아가지 못했다. 가장 좋은 것은 미리 앞으로 가 정면으로 잡는 것이었지만 그런 수비까지 기대할 수는 없었다. 다만 로맥은 백핸드로 타구를 잘 잡았다. 그런데 그 다음 동작이 문제였다. 공이 글러브에 박혔는지 공을 한 번에 빼지 못했다. 다시 자세를 잡고 던졌지만 타자 김웅빈의 발이 1루에 먼저 들어가며 허무하게 실점했다.
SK가 이후 2점을 따라갔음을 고려하면 이 실책 하나는 다소 아쉬웠다. 로맥은 2루와 3루로 출전한 경기에서는 수비력이 그다지 빛나지 않고 있다. 1루나 외야 수비가 나쁘지 않은 것과는 다소간 대비된다. 로맥은 이날 타석에서도 3타수 무안타에 머물며 제 몫을 하지 못했다.
로맥의 2루 실험은 이상적으로 굉장히 매력적인 카드다. 수비만 어느 정도 뒷받침된다면, 어쩌면 가장 좋은 카드일 수도 있다. 남은 타순 조합이 관건이기는 하겠지만 SK의 장타력을 극대화하는 수순이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실험은 어느 정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고 꾸준히 가능성을 타진해봐야 할 실험임은 분명하다. 다만 평균 정도의 수비는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활용이 부담스럽다. 마운드에 서 있는 투수들의 심리도 생각해야 한다. /skullboy@osen.co.kr
[사진] 인천=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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