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옥자'의 온도차…멀티플렉스"NO" vs 작은 극장"OK"
OSEN 장진리 기자
발행 2017.06.08 19: 34

'옥자'의 개봉을 둘러싸고 3대 멀티플렉스와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영화관의 온도차가 극명하다.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이른바 국내 3대 멀티플렉스들은 오는 29일 넷플릭스와 극장에서 동시 개봉하겠다는 '옥자'에 대해 개봉 거부 방침을 내세웠다.
멀티플렉스들은 "인터넷 스트리밍을 기반으로 하는 넷플릭스와 스크린에서의 동시 개봉은 영화 생태계를 어지럽히는 일"이라며 '옥자'의 동시개봉을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또한 극장개봉부터 IPTV 등 다른 플랫폼 공개까지 걸리는 시간이 통상 3주인 만큼 '옥자'만 특수하게 동시개봉하는 것은 어렵다는 주장이다.

멀티플렉스들의 동시개봉 불가 방침에는 '선 개봉결정, 후 개봉협상'에 대한 괘씸죄도 일부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넷플릭스 측이 '옥자'의 극장 개봉을 알린 것은 지난 15일 기자간담회.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한 '옥자'는 칸으로 향하기 전 국내 취재진과 만나는 자리를 마련했고, 이 자리에서 6월 29일 스크린과 넷플릭스 동시 공개라는 개봉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개봉에 관한 협의는 기자간담회에서 날짜가 발표된 후 이뤄지며, '옥자'의 동시개봉을 넷플릭스의 일방적 통보로 받아들인 3대 멀티플렉스들이 '옥자'에 대해 더욱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 배급을 맡은 NEW의 노력에도 여전히 3대 멀티플렉스의 굳게 닫힌 문은 열리지 않고 있다. 그 중에서도 CGV가 가장 강경한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NEW 측은 "개봉일까지 상영관을 확보하고, 관객분들께 옥자를 극장에서도 선보일 수 있게 지속적인 노력을 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멀티플렉스 개봉은 영 요원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반대로 작은 극장들은 '옥자'에 대한 문을 조금씩 열고 있다. 오는 12일 '옥자'의 언론시사회가 열리는 서울 충무로 대한극장을 비롯해 서울극장, KU시네마트랩 등이 '옥자' 상영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영화의 전당 역시 '옥자' 상영을 확정했다. 
한 극장 관계자는 8일 OSEN에 "'옥자'의 상영 여부를 묻는 관객들의 문의가 폭주하고 있다"며 "관객들의 요구에 따라 '옥자' 상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작은 스크린에서라도 '옥자'를 보게 돼 다행이라는 관객들도 다수. 그러나 제작비 총 600억 원의 큰 영화 '옥자'가 개인사업자 극장을 비롯해 예술영화관 등 작은 영화관의 스크린을 잠식하는 것 역시 문제라는 목소리도 높다. '옥자'가 작은 극장을 차지하면, 안 그래도 갈 곳 없는 작은 영화들의 설자리가 더욱 좁아진다는 지적이다. 여러모로 멀티플렉스와 넷플릭스의 힘겨루기에 등터지는 '옥자'다. /mar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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