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이었다면 그렇게 의식하지 않았을텐데, 아무래도 (정)진호 형이라서 더 기억에 남았던 것 같아요."
삼성은 지난 7일 두산 외야수 정진호에게 사이클링히트를 허용했다. 당시 정진호는 1회 2루타, 2회 3루타, 4회 안타, 5회 홈런을 연이어 날렸다.
평생 한 번 나올까 하는 대기록인 만큼, 기념구는 필수였다. 더욱이 마지막 타구가 홈런이었던 만큼, 공 찾기가 어려울 수도 있었다.
우려와 달리 정진호의 마지막 홈런 공을 빠르게 정진호의 품에 돌아왔다. 홈런 타구가 관중석을 맞힌 뒤 그라운드로 들어왔기 때문이다. 여기에 우익수 수비를 보고 있던 구자욱이 잊지 않고 공을 챙겨 두산 관계자에게 전달했다.
정진호는 구자욱이 잊지 않고 공을 전해준 것에 대해 "(구)자욱이 센스가 있다. 밥 먹기로 했는데 맛있는 것을 사줘야겠다"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결국 그날 저녁 둘은 '소고기 회식'을 했다.
구자욱과 정진호는 상무시절을 함께 보낸 '절친'이다. 정진호가 구자욱보다 5살 정도 많지만, 둘은 지금도 연락하며, 경기가 있는 날이면 함께 밥을 먹기도 했다. 친했던 정진호가 쳤던 홈런이었던 만큼 구자욱에게는 더욱 기억에 남았던 것이다.
8일 구자욱은 당시 상황에 대해서 "홈런이 나오면 사이클링히트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당연히 챙겨줘야했던 공이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서 구자욱은 "아무래도 (정)진호 형이라서 더 기억에 남았던 같다"고 덧붙였다.
정진호 역시 "아무래도 군생활을 같이 한 만큼 전우애가 있었던 것 같다"라며 "그러고보니 상무에서 야구가 잘됐는데, 어제는 밀리터리 유니폼이라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 앞으로 속옷이라도 밀리터리를 입어야 할 것 같다"고 웃어보였다.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