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완봉승의 짜릿한 기억. kt 고영표(26)가 LG를 상대로 그 날의 느낌을 재현할 수 있을까.
고영표는 8일 수원 kt위즈파크서 열리는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LG전에 선발등판한다. kt는 전날(7일) 7-6으로 앞서던 9회, '클로저' 김재윤이 대거 5실점하며 7-11로 완패했다. 분위기 반전이 필요한 상황이다.
고영표에게 LG는 반가운 기억이다. 그는 지난 4월 28일 수원 LG전에 선발등판, 9이닝 6피안타 무실점 호투로 완봉승을 거뒀다. 생애 첫 선발전환 시즌에서 다섯 번째 등판 만에 따낸 완봉승이었다. 당시 5연패에 빠져있던 kt는 고영표의 호투로 연패를 끊어냈다.
완봉승 후유증은 없었다. 고영표는 완봉승 직후 7일 휴식을 취한 뒤 5월 7일 한화전에 선발등판했다. 당시 고영표는 6이닝 3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3승째를 따냈다. 이후 13일 NC전서도 6⅔이닝 2실점으로 깔끔하게 승리를 따냈다. 3연승으로 시즌 4승 고지까지 점령했다.
이후 조금 흔들리고 있다. 고영표는 최근 세 경기서 20⅓이닝을 소화하며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5.75를 기록 중이다. 특유의 제구력은 여전하지만(18탈삼진/1볼넷) 피안타가 23개로 다소 많아졌다. 피안타율은 2할9푼1리.
그럼에도 매 경기 6⅔이닝을 소화하며 제 역할을 다해주고 있다. 선발진과 불펜 모두 두텁지 않은 kt로서는 반가운 부분이다.
김진욱 kt 감독은 "좋은 시작을 했지만 선발투수로 완성됐다고 할 순 없다. 그래서 올 시즌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에 대한 계획은 중요하지 않다. 다른 부분보다 경험을 쌓는데 집중해야 한다"라고 선을 그었다. '전폭적인 지원'보다는 채찍질을 선택한 것. 하지만 고영표도 김 감독의 생각과 뜻을 같이 했다. 김 감독은 "이렇게 말했더니 (고)영표도 나와 같은 이야기를 했다. 그런 마인드를 보면서 '이 선수는 정말로 선발투수로 적합한 선수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젊은 나이답지 않은 멘탈을 칭찬한 것.
LG 타선이 살아나고 있다는 점도 고영표에게는 악재다. LG는 지난 주말 NC와 3연전을 모두 패했다. 당시 세 경기서 9점을 뽑아내는 데 그치며 팀 타율 2할2푼7리로 고전했다. 당연히 같은 기간 팀 타율은 리그 최저였다. 그러나 전날(7일) 경기서 리그 최고의 구위를 자랑하던 김재윤을 공략했다는 점은 든든하다. LG는 이 경기 전까지 7경기 연속 빅 이닝(1이닝 3득점 이상)이 없었다. 이날 6회 3득점하며 무려 67이닝 만에 빅 이닝을 성공했다. 이어 9회에도 김재윤을 공략해 5득점하며 또 한 번의 빅 이닝.
상황이 녹록치는 않다. 그러나 올 시즌 고영표가 쉬운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적은 없다. 늘 어려운 시기에 마운드에 올라 분위기를 바꿔줬던 고영표다. kt로서는 고영표가 완봉승의 기억을 되살리기만 바라고 있다. /i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