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최진호, SK 선발진 장기 기대주 뜬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6.08 13: 05

“평균자책점을 보라. 우리 팀 에이스다”
SK 퓨처스팀(2군) 코칭스태프는 최근 선발 육성 계획에 대한 중간점검에서 한 선수의 이름을 빼놓지 않는다. 바로 우완 최진호(25)다. 우완으로서 140㎞ 후반대의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능력에 점점 살이 붙고 있기 때문이다.
비록 지명순위도 낮았고, 군 복무도 현역으로 했지만 적잖은 투수 코치들이 최진호의 잠재력을 눈여겨봤다. 그런 최진호는 올 시즌 SK 퓨처스팀의 선발 로테이션을 이끌고 있다. 시즌 9경기에서 44이닝을 던지며 2승1패 평균자책점 3.48을 기록 중이다. 팀 내 선발 중 평균자책점이 가장 좋고, 리그 전체를 따져도 8위다. 기대 이상의 상승세에 구단도 최진호의 성장 과정을 눈여겨보고 있다.

올해 대만 퓨처스팀 캠프 당시까지만 해도 최진호는 잘 알려지지 않은 선수였다. 잦은 부상에 별다른 실적이 없었다. 군 복무를 마친 뒤에도 존재감은 그리 크지 않았다. 말 그대로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이라 대만 캠프 당시에도 투구 밸런스를 잡는 데 심혈을 기울였을 정도다. 하지만 성적에도 보듯 성장세는 누구보다 빠르다.
그런 최진호는 최근 체인지업에 재미를 붙이며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최진호의 주무기는 원래 각이 큰 커브였다. 하지만 선발로 뛰려면 한 가지 변화구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느끼고 최근 들어 체인지업을 던지고 있다. 140㎞ 중반대의 빠른 공을 가진 최진호의 체인지업은 120㎞ 중반대에 형성돼 구속 차이가 제법 된다.
최진호는 “지난 4월 22일 롯데전부터 체인지업을 던지기 시작했다. 커브로 스트라이크를 잡는 연습을 계속 하는데, 연습 때는 잘 되지만 경기에서는 빠지는 경우가 많았다. 커브와 체인지업 모두 연습을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최진호는 지난 3일 강화SK퓨처스파크에서 열린 고양(NC 2군)과의 경기에서 탈삼진 10개를 기록했는데 대부분이 체인지업으로 잡아낸 헛스윙 삼진이었다. 한 달 남짓된 구종치고는 완성도가 높은 셈이다.
심리적으로도 안정을 찾았다. ‘방출’을 걱정해야 할 처지였던 최진호는 올해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히 돌며 자신감을 얻고 있다. 최진호는 “작년에는 확신이 없었다. 한 경기를 못 던지면 잔류군으로 떨어지거나 3군으로 간다는 부담감이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김경태 투수코치님이 믿어주시니 부담 없이 던지고 있다. 그래서 꾸준한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당장 1군에 올라갈 것이라 기대하기는 어렵다.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많다고 말하는 최진호다. 최진호는 “컨트롤 위주로 개선할 부분이 많고, 폼도 더 잡아야 한다. 빠른 공은 좋을 때는 괜찮은데 힘을 쓰고 낮게 던지려고 할 때는 제구가 문제다. 처음보다는 괜찮아졌지만 아직 일관성을 더해야 한다”고 자신의 문제점을 냉정하게 짚었다.
그러나 당초 “올해 마무리캠프에서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다면 성공”이라고 했던 구단의 계산보다는 훨씬 더 빠른 성장세임은 분명하다. 최진호는 선천적으로 체력과 좋은 어깨를 타고 났다. 꾸준히 선발 수업을 받는다면 내년에는 진정한 1군 전력화도 기대할 수 있다. 지금은 인내의 시간이지만, 깜깜하던 하늘에 조금씩 빛이 보이고 있음은 분명하다. /skullbo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