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도 콤플렉스라고 느낀 적은 없었습니다."
2017년 2차 신인드래프트 4라운드(전체 39순위)로 삼성에 입단한 김성윤은 163cm로 올 시즌 KBO리그에 등록된 선수 중 가장 키가 작다. 체격 조건이 작은 편이지만 빠른 발을 앞세운 넓은 수비 범위로 가치를 인정받았고, 지난 4일 1군에 등록된 그는 지난 4일 8회 대수비로 들어가 타석까지 소화하며 1군 데뷔전을 치렀다.
지난 6일 9회 다시 대수비로 출장한 그는 엄청난 호수비를 선보이며 자신의 존재감을 한껏 드러냈다. 12-10으로 앞선 연장 10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두산 민병헌은 좌익수 방면 공을 날렸다. 좌익수 방면의 다소 짧은 타구였다. 안타성 타구였지만, 김성윤이 몸을 날렸고, 공은 절묘하게 김성윤의 글러브에 빨려 들어갔다. 두산의 반격 기회가 날아가는 순간이었다. 김성윤의 호수비에 힘을 얻은 투수 장필준은 류지혁과 정진호를 범타 처리하면서 삼성의 승리를 지켜냈다.
7일 경기를 앞두고 만난 김성윤은 "전부터 타구가 올 것 같았고, 내심 오기를 기대하고 바라고 있었다. 항상 수비에 타구가 많이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공이 왔다"라며 "맞는 순간 다이빙을 해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남들이 보면 대담하다고 생각했는데, 뒤에 생각 안하고 일단 몸을 날렸다"고 호수비 순간을 떠올렸다.
삼성 팬들의 환호와 박수를 받는 짜릿한 순간. 김성윤은 "지난 KIA전에서 타석에 들어가서 플라이를 쳤다. 안타도 아니었는데, 팬들의 환호성이 있었다. 이번에 수비 뒤에도 환호성이 나오는 것을 보고, 내 행동 한 개가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눈을 빛냈다.
야구 선수로서는 다소 작을 수 있는 키. 그러나 김성윤은 자신의 키에 대해서 당당했다. 그는 "야구를 할 때만큼은 키에 대한 생각은 전혀 없었다. 단지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그럴 뿐이다. 또 그렇게 본다고 기분이 나쁜 적도 없었다"라며 "야구를 할 때 불편함도 없었다. 오히려 작아서 스트라이크존에 대한 이익도 있으니 좋은 것 같다"고 웃어보였다.
김한수 감독은 "수비와 주루가 좋은 선수다. 사실 좀 더 일찍 올리려고 했는데, 부상이 있어서 올리지 못했다"며 김성윤에 대한 기대를 한껏 드러냈다.
김성윤은 "오키나와에서 연습경기를 하다가 발목을 다쳤다. 차츰 좋아지고 있었는데,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다 못하니 다시 아파 재활군으로 갔다. 4주 정도 재활을 하고 실내에서 연습했는데, 기계를 옮기다가 손이 찢어졌다"고 이야기했다.
계속된 부상에 조바심이 날 법도 했지만, 김성윤은 오히려 "액땜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과정이 없었다면, 오히려 야구를 하고 싶다는 열정이 일찍 사라졌을 것 같다"고 성숙한 답을 했다. 이어서 그는 "생각보다 1군에 너무 빨리 올라왔다. 오히려 2군에서 매니저님께 전화가 와서 '아 뭔가 잘못했나 보다' 생각했는데, 1군에 가라고 하셨다. 너무 기쁘면서도 얼떨떨했었다. 형들한테 이야기하니 축하해줬다"고 미소를 지었다.
김한수 감독은 김성윤에 대해서 "타격할 때 아직 힘이 부족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성윤 본인 역시 이 부분을 잘 알고 있었다. 김성윤은 "웨이트도 많이 하면서 힘을 기르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단점을 보완해서 남들과 맞춘다는 생각보다는 내가 잘하는 것을 더 키우도록 하겠다"고 힘주어 이야기했다. /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