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공장’ SK가 올 시즌 리그에서 가장 먼저 팀 100홈런 고지를 밟았다. 역대 한 시즌 최다 팀 홈런 기록이 기대되는 가운데 전설적인 2003년 삼성과 비교해도 전혀 밀리지 않는다.
SK는 7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경기에서 4회 한동민이 중월 솔로홈런을 터뜨리며 올 시즌 리그 처음으로 팀 100홈런 고지에 올랐다. 아직 홈런 50개를 치지도 못한 팀들이 다수임을 고려할 때 SK의 가공할 만한 홈런 페이스를 실감할 수 있다.
SK는 시즌 57번째 경기에 100홈런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1위인 2000년 현대(49경기)에는 뒤지지만, 종전 2위였던 2003년 삼성(58경기)보다는 한 경기 빠른 것으로 역대 2위에 기록됐다. 그렇다면 SK는 2003년 삼성이 기록했던 한 시즌 최다 홈런(213개) 기록을 당시와 같은 133경기에 도달할 수 있을까. 현재 페이스는 “가능하다”라고 압축된다.
한동민의 이날 홈런은 SK의 올 시즌 2212타석에서 기록된 것이었다. KBO 공식기록업체인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2003년 삼성은 팀 100홈런까지 2213타석이 소요됐다. SK는 리그 역대 최고의 홈런팀을 상대로 전혀 밀리지 않는 페이스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페이스라면 SK는 133번째 경기에 삼성의 기록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체 시즌을 모두 치르면 당분간 깨지기 어려운 기록이 나올 수도 있다. 물론 변수는 있다. 현재 선수들이 홈런 페이스를 유지해야 하고, 특정 선수에 집중되기보다는 고르게 홈런이 나와야 한다. 이는 2003년 삼성이 모범답안을 보여주고 있다.
삼성은 당시 아시아 홈런 신기록을 쓴 이승엽(56개)을 비롯, 마해영(38개), 양준혁(33개)까지 3명의 타자가 30홈런을 넘겼다. 여기에 진갑용(21개), 브리또(20개)까지 합치면 5명의 타자가 20홈런 이상을 쳤다. 두 자릿수 홈런을 친 선수는 총 7명이었다.
이 선수들이 이런 어마어마한 홈런을 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실력도 실력이지만 건강이었다. 양준혁 박한이가 133경기 전 경기에 뛴 것을 비롯, 마해영은 132경기, 이승엽과 김한수는 131경기에 나갔다. 사실상 주축 선수들 상당수가 풀타임을 소화했고, 이에 삼성은 매우 계산이 편한 야구를 했다. 그런 와중에 홈런포가 쏟아져 나온 것이다.
당시 삼성보다 SK의 타자들이 노련하지는 않다. 한 시즌을 치르는 경험이 부족한 선수가 있다는 점은 불안요소다. 그러나 SK는 홈런을 칠 수 있는 선수의 폭이 더 넓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미 네 명의 선수가 두 자릿수 홈런을 넘어섰고, 앞으로 두 자릿수 홈런을 칠 수 있는 선수들은 숱하게 대기하고 있다. 현재 2군에 있는 정의윤 최승준까지 제대로 가세하면 몇몇 페이스가 처질 선수들의 홈런 감소분을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결국 주축 선수들이 부상과의 싸움을 얼마나 잘 이겨내느냐에 기록 경신 여부가 달렸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