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템포 쉬어가는 오간도, 한화의 관리 야구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6.08 05: 50

"밤새도록 엄청나게 고민하셨어요". 
한화 이상군 감독대행은 지난 6일 광주 KIA전 선발투수로 알렉시 오간도를 예고해놓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지난 주말 오간도가 러닝을 하다 왼발 옆부분 통증을 호소한 탓이다. 병원 검진 결과 건초염. 크게 심각한 것은 아니었고, 오간도 본인도 "괜찮다"며 등판 의지를 나타냈지만 이상군 대행은 깊게 고민했다. 
마침 6일 경기가 우천으로 연기됐고, 이 대행은 7일 선발투수를 오간도가 아니라 윤규진으로 바꿨다. KIA보다 삼성에 강한 오간도의 상대성에 맞춰 일정을 조정하는 표적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오간도는 삼성전 2경기에서 1승1패 평균자책점 2.63으로 강한 편이었다. KIA전에는 5이닝 4실점(1자책) 패전. 

하지만 이 대행은 "일부러 KIA를 피한 게 아니다. 러닝을 너무 열심히 해서인지 왼발에 통증이 생겼다. 병원에선 큰 이상 없다고 하지만 오간도는 다른 투수들에 비해 스트라이드시 디딤발(왼발)이 클로스로 많이 닫힌다. 발에 무리가 갈 수 있는 폼이라 여유를 줄 필요가 있다. 계속 상태를 체크 중이다"고 했다. 
오간도는 올 시즌 한화 투수 중 가장 많은 65⅓이닝을 소화했다. 배영수와 함께 유이하게 시즌 개막 때부터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았다. 평균자책점은 4월 4.01에서 5월 2.27로 점차 좋아지는 페이스였지만 빠른 공에 의존하는 강속구 투수인 만큼 관리가 필요했다. 이 대행은 넘어진 김에 한번 쉬어가게 했다. 
오간도뿐만이 아니다. 이 대행은 카를로스 비야누에바가 이번 주말 정상적으로 복귀하면 필요에 따라 6선발도 가동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선발이 5명으로 계속 돌다 보면 한 번씩 흐름이 좋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한 번씩 휴식을 주는 차원에 6선발도 운용할 수 있을 것이다"고 계획을 밝혔다. 
투수뿐만이 아니다. 야수들에게도 적절하게 휴식 시간을 부여하려 한다. 지난 4일 대전 SK전에는 풀타임으로 뛰어온 외야수 장민석에게 하루 휴식을 주기도 했다. 최근 체력적으로 힘이 떨어진 주전 유격수 하주석도 기회가 되면 휴식을 주려 한다. 
시즌 중 갑작스럽게 팀을 물려받은 이상군 대행에게 매 경기가 살얼음 승부다. 최근 3연패로 다시 흐름이 나빠지고 있지만 이 대행은 서두르지 않는다. 팀이 어려울수록 흔들리지 않고 길게 보는 관리 야구를 고수하고 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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