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이라크] '여전히 실험중' 슈틸리케호, 정답은 알고 있다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7.06.08 07: 29

새로운 정답을 찾고 싶던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원래의 답도 잃어버릴 정도의 실험을 펼쳤다.
대한민국은 8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라스 알 카이마르 에미레이츠클럽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라크와 평가전서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여러가지 전술 실험을 통해 가상 카타르인 이라크를 맞아 치열하게 경기를 펼쳤지만 승리를 챙기지는 못했다.
카타르와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경기를 앞두고 있는 슈틸리케호는 답답한 경기를 펼치며 오히려 부담이 커졌다. 믿어 달라는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외침은 허언으로 돌아왔다.

이라크는 최근 축구 수준이 갑작스럽게 무너진 최악의 상황을 걷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23위인 이라크는 러시아 월드컵 본선 진출이 사실상 무산된 상태. 남은 경기서 다 승리를 거두더라도 출전권을 따내기는 쉽지 않다.
아시아권에서도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는 팀을 상대로 슈틸리케호는 졸전이 이어졌다. 이라크 등 중동팀들을 상대로 정답지가 분명하게 존재했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직접 해결책을 찾겠다고 고집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한국은 이라크를 상대로 21전 7승 11무 2패를 기록하게 됐다. 압도적인 우위렸다. 지난 2007년 7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결승서 승부차기 끝에 패한 뒤 2연승을 이어갔던 한국은 무승부로 마치게 됐다. 가장 최근 열렸던 경기서 한국은 이라크전서 확실한 승리를 챙겼다. 슈틸리케 감독의 승리였다.
2015년 1월 아시안컵 준결승서 이라크에 2-0의 승리를 거뒀다. '슈틸리케 황태자' 이정협의 선제골과 수비수 김영권의 추가골이 더해지면서 승리를 맛봤다. 제공권이 뛰어나도 활동력이 좋은 선수들을 내보내 승리를 거뒀다. 분명하게 답을 알고 있었다. 비록 평가전이지만 카타르전을 위해서는 승리를 거두며 상승세를 이어가야 했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쓸데없는 실험을 펼쳤다.
대표팀 선수 구성도 애매했다. 최전방에서 힘을 보여줄 타킷형 공격수가 없었다. 이정협처럼 힘을 가지고 공격을 펼칠 선수도 없었다. 이정협이 가장 적당한 선수가 아니라 의욕적이고 이타적인 플레이를 펼칠 선수가 있었다면 달라질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다.
카타르와 경기를 앞두고 있는데 슈틸리케 감독의 실험은 실패했다. 문제는 앞으로다. 카타르전은 평가전이 아닌 실전이다. 따라서 해결책을 완벽하게 가지고 있어야 한다.
문제는 그동안 재미를 보지 못했다. 분명 카타르는 수비적인 경기를 펼칠 가능성이 높다. 주공격수인 세바스티안 소리아가 출전하지 못하는 카타르는 패배를 당하지 않기 위해 수비적으로 경기를 펼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전방에서 돌파가 가능한 선수 뿐만 아니라 힘을 바탕으로 높이의 우위를 점할 선수도 필요했다. 최근 가장 폭발적인 공격력으로 승리를 거둔 경우는 지난 2012년 6월 원정 경기로 열렸던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 경기가 그 증거다.
당시 한국은 이근호의 2골과 곽태휘-김신욱의 득점포가 이어지면서 완승을 챙겼다. 당시 최강희 감독은 확실하게 상대를 꺾을 방법을 찾았다.
장신인 김신욱을 최전방 공격수로 앞세워서 높이의 우위를 갖고 이근호 등 스피드와 돌파 능력이 좋은 선수들을 투입해 골을 노렸다. 당시 한국은 김신욱을 중심으로 지동원, 이청용, 이근호 등이 출전했다. 또 손흥민과 이동국도 교체투입됐다. 상대적으로 신장이 작고 힘이 떨어지는 중동 선수들을 위한 맞춤 전술이었다.
또 슈틸리케 감독 본인도 그 방법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3-2의 승리를 거둘 때도 석현준과 지동원 등이 나섰다. 최전방 공격수에 대한 필요성을 분명하게 알고 있었다.
그동안 K리그 경기장을 돌아다니며 선수들을 면밀히 관찰했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포지션과 플레이 스타일이 겹치는 선수들을 선발했다. 따라서 이라크와 경기서도 시간이 지날수록 돌파만 하는 선수들만 출전했다. 실험이라고 하기 어려울 정도의 졸전이었다. 정답은 분명 알고 있었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새로운 답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쓸모없는 실험인 것으로 다시 한번 증명됐다.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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