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 막내 황희찬(21, 잘츠부르크)이 이라크와 평가전서 존재감을 뽐냈다.
한국은 8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아랍에미리트 에미리츠클럽 스타디움서 열린 이라크와 평가전서 0-0으로 비겼다. 카타르전 모의고사에서 숱한 과제를 떠안았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오는 14일 새벽 4시 카타르 자심 빈 하마드경기장서 카타르와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8차전을 벌인다.
카타르전은 한국의 9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이 달린 중대 일전이다. 한국은 최종예선 7경기서 4승 1무 2패(승점 13)로 본선 직행 마지노선인 조 2위에 올라있다. 카타르전 이후 남은 2경기는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9차전 홈경기 상대는 선두 이란(승점 17)이고, 최종 10차전은 3위 우즈베키스탄(승점 12) 원정길에 올라야 한다.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은 각 조 1, 2위국에 본선 직행 티켓이 주어진다. 3위를 하게 되면 골치가 아파진다. 대륙간 플레이오프를 거쳐 본선행의 가시밭길을 걸어야 한다.
한국은 이라크전서 생소한 3-4-3 전술을 꺼내들었다. 최전방 스리톱으로 손흥민-지동원-이청용이 출전했다. 박주호-한국영-남태희-김창수가 미드필더로 나섰다. 스리백은 장현수-기성용-홍정호가 형성했고 골문은 김승규가 지켰다.
한국의 스리톱은 전반에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최전방 공격수 지동원을 필두로 좌우에서 손흥민과 이청용이 지원 사격했지만 날카로움은 없었다. 손흥민의 개인 돌파 후 왼발 슈팅 정도만이 위협적이었다.
전술 탓이 컸다. 중앙 미드필더 기성용이 스리백의 중앙에서 빌드업을 했지만 이라크가 공격 대신 수비적으로 경기에 임해 효과를 보지 못했다. 중원의 한국영은 수비적인 자원이고, 남태희도 기성용과는 유형이 다른 드리블러다. 오히려 이명주나 이재성 같이 연계와 해결이 모두 가능한 자원이 그리웠던 까닭이다.
전반 슈팅 2개, 유효슈팅 0개, 코너킥 0개에 그친 한국은 후반 들어 변화를 줬다. 손흥민, 이청용, 남태희가 빠지고 황희찬, 이근호, 이명주가 투입됐다. 포메이션도 기성용이 중원으로 올라와 이명주와 호흡을 맞추고 한국영이 원 볼란치로 나서는 4-1-4-1로 바꿨다.
변화는 주효했다. 특히 대표팀 막내 황희찬의 몸놀림이 돋보였다. 비록 골을 넣지는 못했지만 움직임만으로도 상대를 위협하기에 충분했다. 후반 초반 김창수의 패스를 받아 문전 침투해 날린 오른발 슈팅은 빗나갔지만 긍정적인 부분이었다.
황희찬은 이후에도 앞선을 쉴 새 없이 누비며 이라크를 위협했다. 후반 16분엔 박스 우측면에서 왼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빗맞아 아쉬움을 삼켰다. 막내답게 정말 열심히 뛰었다.
황희찬은 올 시즌 소속팀서 손흥민 다음으로 골감각이 좋았다.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서 팀 내 최다인 12골로 득점 랭킹 3위에 오르며 더블(2관왕)을 이끌었다. 유럽유로파리그와 컵대회 결승서 골맛을 보는 등 총 16골을 기록하며 잠재력을 뽐냈다.
활약이 좋다 보니 손흥민의 친정팀인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의 관심도 받고 있다. 함부르크 지역지 함부르거 아벤트블라트는 7일 "황희찬이 옌스 토트 함부르크 단장의 영입 후보 리스트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이라크전서 답답했던 한국 공격에 황희찬은 단비 같은 존재였다./doly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