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을 센터백으로 배치하며 시도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첫 스리백 전술은 성공적이지 못했다.
대한민국은 8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라스 알 카이마르 에미레이츠클럽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라크와 평가전서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여러가지 전술 실험을 통해 가상 카타르인 이라크를 맞아 치열하게 경기를 펼쳤지만 승리를 챙기지는 못했다.
한국은 의외의 전술이었다. 스리백 수비 전술이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자신이 한국에 부임한 뒤 첫번째로 사용하는 전술이었다. 특히 의외인 것은 기성용의 센터백 기용이었다.
물론 기성용이 대표팀에서 센터백 수비수로 출전한 경험은 있다. 지난 2014년 9월 7일 신태용 코치가 기성용을 중앙 수비로 출전 시켰다. 우루과이와 평가전을 펼칠 때 신 코치는 기성용을 김영권-김주영과 함께 출전 시켰다.
각급 대표팀에서도 거의 없던 일이다. 2007년 캐나다에서 열린 FIFA(국제축구연맹) U-20 월드컵서 기성용은 스리백의 풀백으로 출전했다. 당시 중앙 수비는 현재 대표팀 측면 수비수인 최철순이었다. 그리고 기성용은 스완지시티에서 센터백으로 출전해 제 몫을 충분히 해냈다.
물론 카타르의 가상상대인 이라크를 맞아 슈틸리케 감독은 수비적인 전술을 펼쳤다. 기성용은 중앙 수비수로 나서 수비와 미드필더를 오갔다. 기성용이 수비로 내려오면 스리백 수비가 이뤄졌고 미드필더로 올라가면 포백전술로 변했다. 포어 리베로라고 하기에도 약간 다른 전술이었다.
어쨌든 기성용은 스리백의 포어 리베로로 출전했다. 포어 리베로는 스리백의 중앙 수비수로 전체적인 수비라인을 컨트롤하고 지휘한다. 그리고 스위퍼로 상대 공격수를 막는 최종 수비수 역할을 펼친다. 또 공격시에는 전진 패스를 시도하며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펼쳐야 한다.
기성용의 할 일은 더욱 늘어났다. 왼쪽 풀백인 장현수의 경기경험이 떨어졌기 때문에 기성용이 더 많은 움직임을 선보여야 했다. 수비적인 부분 뿐만 아니라 공격적인 역할까지 맡아야 했다.
이라크의 공격을 잘 막아낸 뒤 역습을 펼칠 때 기성용은 측면으로 롱패스 연결을 시도했다. 하지만 거리 조절이 완벽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었다. 패스 성공률이 나쁘지는 않았지만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기에는 이라크의 수비적인 움직임이 나쁘지 않았다.
기성용의 역할이 늘어난 것은 중원에서 전진패스를 연결한 선수가 없었다. 한국영이 중앙 미드필더였지만 침투패스를 넣을만한 능력은 갖지 못했다. 패기 넘치게 활동량을 바탕으로 움직임을 가지기는 했지만 한국영은 기성용처럼 전진패스를 넣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전반서 아무런 성과를 얻지 못한 한국은 후반서 선수교체를 통해 전술을 바꿨다. 특히 포백 수비라인으로 전술을 변경했다. 기성용은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했다. 이명주와 함께 중원에서 공수 조율을 맡았다.
공격과 수비에도 모두 강력한 압박이 가능했던 기성용 시프트 전술은 큰 성과가 없었다. 다만 성과가 있었다면 큰 효과가 없었다는 점이다. 또 수비적으로 내려 앉은 상대라면 빠른 공격을 통하지 않으면 부담이 커진다는 점이었다. 수비적인 경기를 펼치게 될 카타르의 가상 상대인 이라크전서 전반서 펼친 슈틸리케 감독의 기성용 시프트는 성과가 많아 보이지 않았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