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의식불명 빅뱅 탑 희롱한 '코골이' 발언 '왜?'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17.06.07 17: 44

"의식이 명료하지 않습니다"
코를 골며 숙면을 취하고 있다니, 의식 없이 누워 있는 사람을 희롱한 셈이 됐다. 범법 행위는 벌을 받아 마땅하지만 생사의 중요한 기로에 서 있는 환자와 가족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겼다. 빅뱅 탑의 이야기다. 
탑이 지난 6일 약물 과다 복용 상태로 서울 양천구 목동 이대목동병원에 실려왔다. 하루가 지난 현재까지도 그는 의식이 없는 상황이다. 이날 오후 4시, 주치의가 언론 브리핑을 통해 탑의 현 상태를 알렸다. 

김용재 교수는 "이산화탄소 농도가 늘어나게 되면 자기도 모르게 호흡 정지가 온다. 그렇게 되면 뇌손상이 될 수 있다. 아직 그정도는 아니라고 추정은 하지만 계속 지켜봐야 한다. 지금은 깨우면 눈을 뜨지만 눈을 계속 뜰 수 없다. 잠에서 깬 상태보다 심각하다"고 밝혔다. 
주치의에 따르면 탑은 6일 낮에 사지가 들린 채로 병원에 도착했고 깊은 기면 상태였다. 고혈압, 저산소, 고이산화탄소 증세로 동공 축소, 빛 반사 감소, 이에 따른 호흡 곤란을 겪었다. 
병원 측은 응급 처리를 시행했고 탑이 수면제 과다 복용으로 인한 호흡곤란으로 무호흡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오후 4시 50분쯤 중환자실로 옮겼다. 하지만 정확한 원인을 발견하는 데엔 어려움이 잇따랐다. 
최희연 교수는 "환자의 검사 결과 위험한 정도였고 동맥 이상도 발견됐다. 기관 삽입까지 고려했다. 이후 추적 관찰 결과 아주 괜찮아진 것은 아니지만 미세하게 호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 미세한 호전을 두고 경찰과 일부 언론은 탑이 의식을 찾은 것처럼 표현했다. 심지어 "탑은 의식을 잃은 적이 없다", "코를 골며 자고 있다", "숙면 상태" 등 자극적인 표현으로 환자와 가족들이 쇼하는 것처럼 몰고 갔다. 
이 때문에 탑은 의식이 없는 상황에서도 많은 이들의 입방아에 올라야 했다. 여전히 깨어나지 못하는 환자를 보고 있는 가족들은 울분을 토해낼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이날 오전 탑의 모친은 성급한 발언을 한 경찰들에게 눈물로 호소하기도 했다. 
탑이 강한 자극에 반응한 걸 두고 경찰이 의식을 되찾았다고 오해할 수는 있다. 하지만 이를 섣부르게 입 밖으로 낸 일은 경솔했다고 볼 수 있다. 팩트는 하나, 탑은 여전히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며 치료가 필요한 환자다. /comet568@osen.co.kr
[사진]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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