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동시개봉 논란 '옥자', 결국 韓 대형스크린에선 못보나
OSEN 장진리 기자
발행 2017.06.07 16: 30

결국 국내 3대 멀티플렉스에서 '옥자'를 볼 가능성은 영영 사라진 걸까. 
봉준호 감독의 '옥자'를 둘러싼 극장과 넷플릭스의 힘겨루기가 계속 되고 있다. "극장과 넷플릭스 동시 상영은 말도 안된다"는 3대 멀티플렉스, 그리고 "개봉일 변경은 없다"는 넷플릭스, 양측의 입장차는 좀처럼 줄어들 낌새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옥자'를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국내 3대 멀티플렉스에서 볼 가능성은 요원하다는 것이 업계의 판단이다. 

'옥자'의 개봉을 둘러싼 극장들의 주장은 이러했다. 인터넷 스트리밍을 기반으로 하는 넷플릭스와 스크린에서 동시에 개봉하는 것은 영화 생태계를 어지럽히는 일이라는 것. 극장개봉부터 IPTV 등 다른 플랫폼 공개까지 걸리는 시간이 통상 3주인 만큼, '옥자'를 동시개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극장 측의 입장이었다. 멀티플렉스들의 동시 개봉 불가 통보에는 '선 개봉결정, 후 개봉협상'에 대한 괘씸죄까지 적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넷플릭스 측이 '옥자'의 극장 개봉을 알린 것은 지난 15일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였다.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하게 된 '옥자'는 칸으로 향하기 전 국내 취재진 앞에서 '옥자'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기자간담회를 마련했고, 이 자리에서 오는 6월 29일 스크린·넷플릭스 동시 공개라는 개봉 계획이 발표됐다. 그런데 개봉에 대한 협의는 기자간담회에서 개봉 일자를 발표한 후 이뤄졌다는 설명. 때문에 '옥자'의 동시 개봉 발표를 넷플릭스의 일방적 통보로 받아들인 3대 멀티플렉스들이 일제히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설명을 내세웠다는 것이다. 
현재 국내 배급은 NEW에서 담당하고 있다. "국내 개봉일자는 변함없이 29일"이라는 넷플릭스와 "동시 개봉은 불허한다"는 3대 멀티플렉스 사이에 낀 NEW는 "더 많은 스크린을 확보하기 위한 논의 중"이라는 입장이다. 
NEW 측은 OSEN에 "'옥자'의 동시 개봉이 모두의 이해관계가 반영되기 어려운 사안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 그러나 '옥자'를 더 많은 관객이 즐길 수 있게 최선의 개봉방식을 넷플릭스와 협의를 했고, 극장에 전달을 한 것"이라며 "저희도 극장들의 입장은 이해하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 받은 내용들을 토대로 개봉일까지 상영관을 확보하고, 관객분들께 옥자를 극장에서도 선보일 수 있게 지속적인 노력을 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지속적인 노력을 하겠다"는 NEW의 입장과는 상관없이, 3대 멀티플렉스는 '동시개봉 불가'라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옥자'의 대대적인 프로모션은 개봉 이슈와는 상관없이 진행된다. 틸다 스윈튼, 제이크 질렌할 등 주연을 맡은 할리우드 톱스타들이 내한해 국내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언론 시사회는 오는 12일 충무로 대한극장에서 열린다. 최근 몇 년간 상업 장편영화 시사회가 열린 적이 없던 대한극장에서 시사회가 열리는 것 역시 이번 동시 개봉 이슈 때문. 다만 넷플릭스는 "충무로의 부흥기를 이끌었던, 한국영화의 역사가 살아숨쉬는 대한극장에서 처음 공개함으로써 전통과 변화는 상호 공존한다는 의미를 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한 영화 관계자는 "극장 개봉을 둘러싼 이러한 갈등은 넷플릭스로서는 그다지 손해가 아니다. 넷플릭스로서는 이러한 소란이 넷플릭스의 가입을 유도한다고 판단하고 있을 것"이라며 "이대로 3대 멀티플렉스 개봉이 불발된다면 개인사업자 극장을 찾아가거나, 넷플릭스를 가입해야 한다. 넷플릭스로서는 그다지 아쉽지 않은 상황일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밝혔다. 
과연 이 팽팽한 힘겨루기의 결말은 어떻게 끝이 날까. "일반적인 넷플릭스 영화보다는 극장 개봉에 대해 유연하게 대응해줘 안심하고 작품에 임했다"는 '옥자'의 아버지 봉준호 감독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mari@osen.co.kr
[사진] gettyimages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