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급함을 버리니 길이 열렸다. 삼성 라이온즈의 다린 러프(31)가 1군 복귀 후 고감도의 타격감을 뽐내고 있다.
올 시즌 삼성과 계약한 외국인 타자 러프는 2군 생활 전과 후로 나뉜다. 개막 후 18경기에서 타율 1할5푼 2홈런을 기록했다. 강력한 한 방을 기대하던 외국인 타자였지만, 전혀 제 몫을 하지 못해 삼성의 아픈 손가락이 됐다.
결국 김한수 감독은 칼을 빼들었다. 지난 4월 22일 러프를 2군으로 보내 재정비할 시간을 준 것이다. 김한수 감독의 선택은 적중했다. 10일의 재정비 시간을 마친 러프는 완벽하게 달라져 있었다. 러프는 1군 복귀 후 28경기에서 타율 28경기 3할3푼3리. 7홈런을 치며 존재감 가득한 외인 타자로 거듭났다.
지난 6일 잠실 두산전에서도 러프의 활약은 눈부셨다. 4번타자로 선발 출장한 러프는 1회 몸 맞는 공으로 출루한 뒤 2회와 5회 안타를 뽑아냈다. 7회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8회 적시타로 다시 타격에 시동을 건 그는 연장 10회에 선두타자로 나와 8구의 승부 끝에 안타로 출루에 성공했다.
러프는 경기를 마치고 "좋은 공에 스윙하려고 노력했다. 최대한 필드 안으로 공을 넣으려고 집중한 것이 주효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2군 생활은 러프에게 조급함을 버리는 계기가 됐다. 그는 "2군에서 기술적인 변화는 없다. 다만 정신적으로 휴식을 취한 것이 도움이 됐다"라며 "10일이라는 시간이 정해져 있었고, 다시 돌아간다는 것을 알았던 만큼, 부담되지 않은 상황에서 연습하며 나를 가라앉혔다"고 이야기했다. 이어서 그는 "2군에서의 휴식은 KBO리그에 적응을 하는 데 도움이 됐다"며 "처음에는 부담이 있었지만, 최대한 긍정적으로 마음을 바꾸려고 노력하면서 조급해지지 않으려고 했다"고 밝혔다.
그런만큼 이날 4안타는 달라진 러프를 볼 수 있는 한 장면이었다. 앞선 2경기에서 러프는 안타를 기록하지 못했다. 자칫 타격감이 식었다는 느낌에 조급함이 생길 수도 있었지만 러프는 "두 타례 출루, 희생플라이 치고 해고 항상 안타 칠 수 없고 다른 방법으로 팀에 도움이 될 수 있어 괜찮았다"며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조금씩 효자 외인의 길을 걷기 시작한 러프는 "주변 상황이나 경기 시간 등에 영향을 받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히며 "항상 꾸준한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