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외국인 타자 영입이 더뎌지고 있다. 때문에 국내선수들로 버텨보겠다던 김진욱 kt 감독의 계획에도 다소간 손질이 필요하다.
kt는 지난달 20일 극심한 타격부진을 겪던 외인 타자 조니 모넬을 웨이버 공시했다. 모넬은 28경기서 타율 1할6푼5리, 2홈런, 9타점으로 고전했다.
모넬이 빠진 건 kt에 호재였다. kt는 모넬이 방출된 20일 이후 14경기서 팀 타율 1위(.325)에 올랐다. 모넬 방출 이전 42경기서 팀 타율 2할4푼4리(10위), 팀 홈런 24개(공동 9위)였던 모습과 대조적이었다.
'슈퍼소닉' 이대형이 같은 기간 타율 3할6푼1리로 포문을 열었다. 오정복 역시 13경기서 타율 4할8푼9리로 힘을 보탰다. 주목할 건 김동욱이다. 모넬이 방출되며 기회를 얻기 시작한 김동욱은 14경기서 타율 3할5푼4리(48타수 17안타), 4홈런, 8타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짜임새 부족으로 팀은 6승8패에 머물렀다. 특히 14경기 평균자책점 7.26으로 리그 꼴찌에 머무는 마운드가 아쉬웠다. 9이닝을 던지면 7점 이상을 내주는 경기를 거듭했다는 것이다. 수치로만 따져도, 타선이 8점을 뽑지 못하면 패하는 게 당연한 모양새였다. 타선이 터지는 날 마운드도 함께 터지는 경우가 잦았다. 이것이 kt의 아이러니였다.
kt로서는 외국인 타자의 가세로 팀 분위기를 바꾸고 싶어한다. 모넬 웨이버 공시 이전부터 출국해있던 스카우트들이 바삐 움직이지만 소식이 들려오지 않고 있다.
6일 수원 LG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김진욱 kt 감독은 "새 외국인 선수는 (한국행) 비행기를 타려다 연착됐다"라고 애써 웃었다. 마지막 세부 조율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는 의미다. 특히 "포지션 상관없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는 말에는 간절함이 담겨있다.
한편, kt는 비로 취소된 이날 경기를 앞두고 거포 자원 남태혁을 콜업했다. 김 감독은 "새 외국인 선수가 오기 전까지 국내 선수들에게 기회가 갈 것이다. 좋은 활약을 펼쳐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외국인 투수를 확정 및 발표하더라도 비자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까지는 최소 일주일의 시간이 필요하다. 만일 현 시점에서 정말 계약이 안돼 지체되는 것이라면 kt로서는 답답함이 더욱 커질 터. 관계자들이 '이미 계약한 뒤 행정절차를 처리하고 있지만 발표 안 하는 거였으면 좋겠다'라는 말은 kt가 중위권 레이스에 불을 지펴주길 원하는, 뼈 있는 농담이다.
우천으로 남태혁을 볼 기회는 다음으로 미뤄졌다. 하지만 kt의 고민은 미뤄지지 않았다. /i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