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효과의 완성’ 최준석이 방점이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7.06.07 06: 36

롯데 자이언츠 최준석(34)이 갖고 있는 능력은 분명 출중하다. 그리고 ‘이대호 효과’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최준석의 역량 없이는 현재로서는 불가능에 가깝다.
롯데는 이대호의 합류 이후 타선의 최적 조합을 찾기 위해 애썼다. 그 중심에는 언제나 이대호가 있었다. 이대호를 4번 타자에 두는 것이 타선 조합의 시작이었다.
그러나 롯데는 이대호의 ‘원맨팀’을 지양했지만, 결국 롯데 타선의 완성은 이대호 없이는 현재 설명할 수가 없었다. 이대호만으로는 타선의 조합이 완성되는 것이 아니었고 이대호 혼자서 야구를 할 수 없는 것이기에, 그 외의 선수들을 어떻게 조합을 하고, 어떤 타순에 위치시키는 것 역시 중요해졌다.그 중심에는 최준석의 역할이 중요했다.

최준석은 이대호와 같은 거구에, 중심 타순에서 해결사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선수였다. 역시 이대호와 마찬가지로 선구안 역시 뛰어난 선수다. 역할이 겹칠 수도 있는 선수다. 이대호 합류 이전까지 롯데에서 그런 역할을 했다. 그리고 최준석은 이대호가 온 뒤 생성된‘우산 효과’를 직접적으로 받을 수 있는 최적의 선수이기도 했다.
리그의 모든 투수들은 이대호의 위압감과 존재감에 두려움을 갖고 있다. KBO리그에 없던 6년의 시간 동안 그 두려움은 KBO리그의 투수들을 더욱 압박했다. 이대호가 슬럼프에 빠져 있더라도 그 존재감을 무시할 수는 없었다. 결국 이대호와의 승부를 어렵게 펼치는 대신에 다른 타자들과의 승부에 주력할 수밖에 없었다. 그 대상이 주로 최준석이었다.
최준석은 올 시즌 주로 이대호의 뒤인 5번 타순에서 들어섰다. 올시즌 5번 타순에 가장 많이 들어선 타자가 바로 최준석이었다(110타석). 그 뒤를 강민호(72타석)이 받치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 최준석의 타순은 이대호가 버티는 4번의 앞인 3번에 주로 배치되고 있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이대호를 4번에 두고 3번 타순의 전준우와 5번 타순의 최준석을 맞바꾸는 변동을 단행했다. 이대호와 최준석이 갖고 있는 시너지를 극대화하면서 이대호 앞의 3번 타순에서 좀 더 파괴력 있는 공격력을 선보이기 위한 방안이었다.
최준석의 컨택 능력과 선구안은 이미 리그 최정상급이다. 하지만 이대호가 자신의 앞에 있다면 그 역량을 온전히 발휘하기 힘들었다. 이대호와 승부를 피하던지, 혹은 이대호가 출루를 하더라도 주루 능력으로 인해 ‘빅찬스’가 쉽게 오지 않기 때문. 올시즌 14개의 병살타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그러나 이대호의 자리가 그대로인 상황에서 최준석의 역할을 살리기 위해 3번에 포진한 순간, 상대팀들 역시 더욱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최준석 뒤에 위치한 이대호는 더더욱 상대에게 위압감을 줄 수 있기 때문.
지난 6일 마산 NC전 역시 이러한 효과가 십분 발휘된 경기였다. 최준석은 2-2로 맞선 6회초 2사 1,3루에서 NC 김진성의 128km 포크볼을 걷어올려 좌월 스리런 홈런을 터뜨리며 이날 경기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뒤에 있는 이대호를 의식한 NC 배터리의 피치 못했던 승부를 최준석이 놓치지 않은 결과다. 경기 후 최준석은 “뒤에 (이)대호가 있어서 승부가 들어올 것이라고 봤고 마침 실투가 들어와서 홈런이 나왔다”고 밝혔다. 이대호 앞에 잇는 최준석의 효과를 무시할 수 없다는 의미다. 실제로 최준석을 올시즌 3번 타순에서 타율 3할8푼2리(34타수 13안타) 2홈런 12타점의 성적을 올리고 있다. 이대호의 효과를 최준석이 직접적으로 받고 있다는 것이 기록으로도 증명되고 있다.
롯데는 이대호 혼자서 모든 경기를 풀어나갈 수 없다. 이대호가 그만한 존재감을 가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결국 야구는 타순의 유기적인 움직임으로 점수를 뽑아야 하는 스포츠다. 이대호 혼자서 야구를 하는 것은 쉽지 않다. 분명 ‘이대호 효과’라는 것은 존재한다. 그러나 그 효과를 완성하는 것은 최준석의 활약이 담보되어야 한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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