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톡톡] ‘대립군’ 감독의 쓴소리, 왜 지지받지 못할까
OSEN 지민경 기자
발행 2017.06.06 18: 19

영화 ‘대립군’의 정윤철 감독이 스크린 독과점에 대해 직격탄을 날렸다. 하지만 대중의 반응은 정 감독에게 그리 호의적이지만은 않다.
정윤철 감독은 지난 5일 자신의 SNS에 “‘대립군’ 내일부턴 극장에서 보기 힘듭니다. 정말 가슴이 찢어지고 창자가 끊어지는 듯합니다. 아무리 호불호가 갈리고 예매율이 낮지만 개봉1주도 채 안되었는데...영화를 좋게 본 분들의 입소문은 커녕, 개봉했으니 이제 막 보려고 하는 이들조차 영화를 만나기 힘들어졌네요”라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이어 “예매 1등인 '미이라'에 극장을 왕창 몰아주며 ‘대립군’과 ‘노무현입니다’가 직격타를 맞았습니다. 스크린독과점 문제를 늘 지적해왔기에, 제 영화가 혹시나 극장을 너무 많이 차지할까봐 내심 걱정했는데 기우였네요. 6일 만에 퐁당퐁당 교차상영이라니....”라며 스크린 독과점에 대해 지적했다.

그는 “대한민국은 정녕 지옥이로군요. 대통령이 아무리 바뀌어도 재벌들이 안 바뀌면, 돈이 최우선이면 아무 소용없습니다. 승자독식, 1등만 살아남는 사회는 정글이지 사람 사는 곳이 아닙니다. 다양한 영화를 골라 볼 관객의 권리는 처참히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조선시대 비정규직이었던 대립군들을 어렵게 불러냈건만 현 시대에서도 그들은 차별과 멸시 속에 씁쓸히 빛의 속도로 사라지고 있습니다. 애도해주십시오. 이름 없는 그들의 영혼이 잠시라도 발붙일 때는 아직 오지 않은 듯합니다”라고 안타까워했다.
마지막으로 정 감독은 “모쪼록 영화를 보실 분들은 발품을 팔아, 아침과 밤에 어렵게 보더라도 이번 주에 보시기 바랍니다. 다음 주엔 역사의 뒤안길로 거의 사라질 테니.... 이 원한과 불의, 자본의 폭력을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감독을 포기하는 한이 있더라도”라며 끝을 맺었다.
하지만 정 감독의 이 같은 소신 발언에 대한 관객들의 반응은 두 가지로 갈리고 있다. 정 감독의 말에 동의하며 스크린 독과점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관객들이 있는가 하면 예매율이 하락세를 보이니 스크린 수가 줄어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는 반응 역시 많다.
네티즌은 영화 ‘대립군’의 경우 대형 자본과 이십세기폭스라는 대형 배급사를 통해 개봉된 상업영화로 영화 ‘노무현입니다’와 함께 묶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스크린 독과점을 지적할 만한 상황이 아니라고 지적하고 있다.
스크린 독과점 논란이 크게 대두되었던 것은 지난 2015년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이 개봉했을 당시였다. 당시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은 시사회와 개봉 후 관객 평이 좋았던 영화 중 한 편이었지만 개봉 2주 만에 10개 관으로 축소되며 논란이 불거졌다. 이후 흥행 부진을 책임지고 제작사 대표가 사퇴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처럼 그간 스크린 독과점에 대한 문제는 풀리지 않은 숙제처럼 항상 제기되어 왔고 스크린 독과점은 분명 해소되어야할 폐단이다. 하지만 과연 대형 자본과 대형 배급사를 통해 개봉되었고, 개봉 이후 관객평 역시 호불호가 나뉘고 있고 예매율도 떨어지고 있는 ‘대립군’이 스크린 독과점을 논할만한 상황인지는 의문이 남는다. /mk324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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