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시즌 세 번째 승리를 따내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코칭스태프에는 어필할 것이 있는 경기였다. 류현진(30·LA 다저스)의 선발 재진입 도전은 아직 진행 중이다.
류현진은 6일(이하 한국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워싱턴과의 경기에 선발 등판했으나 시즌 3승에 실패했다. 7이닝 동안 7피안타(1피홈런) 4탈삼진 4실점했다. 3점대였던 평균자책점은 4.08로 조금 올라갔다.
2사 후 실점이 너무 아쉬웠다. 2회 렌던에게 맞은 솔로홈런이 그랬고, 4회 위터스에게 맞은 2타점 적시타, 5회 하퍼의 적시타 모두 2사 후 나왔다. 아웃카운트 하나의 차이가 이렇게 컸다. 리그를 대표하는 강타선인 워싱턴을 상대로는 단 하나의 실투도 용납되지 않음을 뼈저리게 실감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로 선발 재진입이 좌절됐다고 보기도 애매하다. 긍정적인 부분도 있었기 때문이다. 류현진은 이날 최고 94마일(151㎞)의 빠른 공을 두 차례나 던졌다. 1회 하퍼의 타석, 2회 머피의 타석 때였다. 어깨 부상 이후 구속이 뚝 떨어진 류현진은 올 시즌 빠른 공 최고 구속이 93마일(150㎞) 정도였다. 평균이 90마일(145㎞)이 채 안 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이날은 90마일 이상의 힘 있는 빠른 공들을 많이 던졌다. 물론 갈수록 구속이 떨어지는 경향도 있었지만 어깨 상태에 이상이 없음을 증명하는 수준이었다. 제구 문제는 있었으나 다음 등판을 앞두고 희망적인 조짐을 보여주기는 충분했다.
여기에 어려운 상황에서도 7이닝을 소화하며 불펜 소모를 최소화했다. 전날 마에다가 4이닝 동안 92개의 공을 던지며 5이닝 소화에 실패한 것과는 대조됐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최근 등판이 잦은 불펜 사정을 고려한 듯 5회 타석에서 류현진을 교체하지 않았다. 그리고 류현진은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안정감을 과시했다. 그러자 로버츠 감독은 6회까지 92개의 공을 던진 류현진을 2-4로 뒤진 7회에도 마운드에 올려 신뢰를 보여줬다. 류현진은 이날 시즌 최다인 7이닝, 102개의 투구수를 기록했다.
이닝소화능력은 선발의 기본 요건이다. 마에다는 올 시즌 10차례 등판에서 6이닝 넘게 소화한 경기가 단 두 번에 불과하다. 반면 류현진은 9번의 선발 등판에서 네 차례나 6이닝 이상을 던졌다. 4실점을 하는 와중에서도 6이닝을 투구수 92개로 정리했다는 점은 코칭스태프에 안정적인 느낌을 심어주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알렉스 우드의 부상 복귀 시점이 아직 미정인 가운데 류현진이 한 차례 더 선발 등판의 기회를 얻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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