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일-김대유, 불안한 SK 불펜 구원 후보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6.06 09: 30

막강한 홈런의 힘으로 5할 승률을 회복한 SK지만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마운드 쪽이 불안하다. 그 중에서도 불펜 불안은 시즌 내내 SK의 발목을 잡고 있다.
팀 성적이 저조할 때도 불펜 전력만은 평균 이상이었기에 올 시즌 부진은 예상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 마무리로 시즌을 시작한 서진용은 아직 제 구위를 찾지 못한 상황이고, 베테랑 선수들인 박희수와 채병용도 자신들의 이름값에 걸맞은 세부 지표라고 할 수 없다. 이에 SK 퓨처스팀(2군)에서도 대안 마련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영일(29)과 김대유(26)는 1군에 최근 2군에 내려온 김찬호(20)와 함께 1군 전력에 가장 가깝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완 정영일은 플로리다 캠프 당시까지만 해도 위력적인 구위를 선보여 코칭스태프와 구단의 큰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너무 좋았던 것이 탈이었을까. 오키나와 2차 캠프 첫 연습경기 등판에서 팔꿈치에 통증을 느껴 전열에서 이탈했다. 인대 파열 등 심각한 부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재활 기간이 길어졌다. 욕심을 낸다면 더 빨리 돌아올 수도 있었지만, 구단은 완벽한 회복을 위해 인내했다.

그 결과 정영일은 실전에도 나서며 서서히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주 3군 경기에 한 차례 등판한 정영일은 4일 강화 SK퓨처스파크에서 열린 고양(NC 2군)과의 경기에 팀의 마지막 투수로 등판, 1이닝을 탈삼진 3개로 가볍게 틀어막으며 성공적인 복귀전을 알렸다.
정영일은 이번 주 2군 경기에 두 차례 등판할 예정이며, 서서히 컨디션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정영일은 “좋을 때 부상을 당했다”고 아쉬워하면서도 “현재 팔꿈치에 별다른 통증은 없는 상황이다. 6월에 계속 컨디션을 끌어올리겠다”고 다짐했다. 140㎞ 중·후반의 강속구를 던지는 정영일은 위기 상황에서 삼진을 잡아낼 수 있는 능력의 소유자다. 1이닝 이상 소화도 가능하다. 이런 유형의 선수가 다소 부족한 SK 불펜에는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정영일이 우완이라면, 좌완 전력에는 김대유가 가장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김대유는 올 시즌을 앞두고 투구폼 변화라는 모험을 선택했다. 오버핸드였던 김대유는 쓰리쿼터와 사이드암의 중간 정도로 팔을 내렸다. 대만 2군 캠프 당시에는 “크리스 세일과 흡사한 폼”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여기에 각이 큰 커브를 장착해 좌타자를 상대로 일익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다만 시즌 초반에는 커브의 포인트가 잘 잡히지 않으면서 공이 좌타자 바깥쪽으로 너무 휘어 나가는 문제점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그립을 조금 더 깊게 잡으면서 커브와 슬라이더의 중간 정도의 움직임을 만들었다. 포인트가 훨씬 더 좋아졌고 제구가 안정적으로 변하면서 성적이 나아졌다. 김대유는 5월 이후 12경기에 등판, 10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0.90의 대활약을 펼치고 있다. 김대유도 “공을 놓는 포인트가 많이 안정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 외에도 1군에서 내려온 베테랑 자원들인 신재웅 전유수 임준혁 등도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제춘모 2군 투수코치는 전유수에 대해 “(100% 컨디션에) 거의 다 올라왔다”고 평가했다. 임준혁은 지난 3일 고양과의 경기에서 2군 첫 등판을 갖고 1⅓이닝 무실점 피칭을 선보이며 노련미를 과시했다. 불안한 SK 불펜이지만, 아직 포기하기는 이르다. /skullbo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