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기복이 있는 SK 마운드지만 예비 전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팔꿈치 수술에서 돌아온 백인식(30)이 대표적인 선수다. 아직은 70% 수준이지만, 7월이 되면 1군 마운드에 힘을 보탤 수 있는 자원으로 기대를 모은다.
팔꿈치 수술로 지난해 1년을 날린 백인식은 피나는 재활 끝에 최근 퓨처스리그(2군)에서 꾸준히 공을 던지고 있다. 구단은 백인식을 선발 예비 자원으로 분류해 천천히 투구수를 늘리는 중이다. 30~40개부터 시작, 어느덧 60~70개 정도 수준까지 올라왔다. 백인식은 현재 상태에 대해 “70% 정도 올라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미 빠른 공 최고 구속은 144㎞까지 나왔다. 다만 수술 후 전체적인 감을 찾는 데 조금의 시간이 더 필요한 것은 어쩔 수 없다. 아직 평균 구속은 130㎞대 후반으로, 140㎞ 중반의 강속구 사이드암인 백인식의 예전 모습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백인식도 “손에 딱 걸려서 감이 좋아 구속을 확인해봤는데 142㎞가 나오더라”고 씁쓸하게 웃었다.
팔꿈치 인대접합수술만 두 차례, 그 외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까지 합치면 더 많이 팔꿈치에 손을 댄 백인식이다. “이제 남은 인대도 별로 없다. 세수를 할 때 팔이 굽지 않아 한 손으로만 할 때도 있다”고 말하는 것은 결코 엄살이나 농담이 아니다. 그러나 이런 와중에서도 희망을 찾아가고 있는 백인식이다. 어쨌든 투구수를 늘리는 과정에서도 큰 통증이 발견되지 않는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아직 상태가 완벽하지 않은 상황이지만 발상의 전환도 꾀하고 있다. 한때 백인식은 강하게만 던지는 투수였다. 140㎞ 중·후반에 이르는 빠른 공으로 타자들을 윽박지르려고 했다. 그러나 지금은 아직 그 단계가 아니다. 때문에 구속이 정상적으로 돌아올 때까지는 완급조절이나 변화구 구사 능력을 키우려고 노력 중이다. 백인식은 “아직 완벽하지 안으니 않으니 완급조절이나 변화구를 연습한다고 생각하며 경기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SK 퓨처스팀(2군)은 6인 선발 체제다. 일주일에 한 번씩만 던진다. “일주일에 한 번, 대신 충분히 몸이 회복된 상황에서 제대로 던져라”가 화두다. 어린 선수들에게 무리를 시키지 않으려는 목적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1군 선발 경험이 있고 스태미너가 어린 선수들에 비해 훨씬 좋은 백인식은 후반기 팀 선발 로테이션에 펑크가 날 경우 가장 먼저 투입될 선수로 분류된다. 백인식도 그때를 기다리며 팔을 예열시키고 있다.
다만 꼭 선발을 고집할 생각은 없다. 팀이 필요한 곳에 백의종군하겠다는 생각이다. 백인식은 “선발로 준비를 하고는 있지만 롱릴리프도 언제든지 소화할 수 있다. 중간에서 2~3이닝 정도를 던지면서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다면 그러고 싶다”며 의지를 드러냈다. SK는 현재 선발과 불펜 모두 사이드암 전력이 다소 부족한 편이다. 백인식이 제 모습을 찾을 수 있다면 단비다. 앞으로 한 달 남짓한 기간에 남은 30%를 채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