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톡톡] 100만명이 택한 '노무현입니다', 멈추지 않을 진심의 힘
OSEN 장진리 기자
발행 2017.06.05 09: 49

역대 다큐멘터리 장르로서는 최단 기간 100만 돌파에 성공한 '노무현입니다'의 논스톱 흥행 행진이 계속되고 있다. 
5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노무현입니다'(이창재 감독)는 지난 4일 12만3,572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4위에 올랐다. 전날 동원 관객보다 3,931명 증가한 수치로, '노무현입니다'는 누적관객수 117만6,751명을 기록했다. 
전날보다 관객이 증가한 것은 박스오피스 5위 내에서 '노무현입니다'가 유일하다. '노무현입니다'는 6월 극장가를 휩쓸고 있는 블록버스터 작품들의 강세 속에 상영관이 축소되는 가운데, 여전히 흥행 강세를 이어가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달 25일 개봉한 '노무현입니다'는 다큐멘터리 영화로서는 역대 최단기간인 개봉 10일 만에 100만 돌파에 성공했다. 앞서 2014년 수많은 관객들의 눈시울을 적신 '님아, 그 강을 건너지마오'가 18일 만에 100만 고지를 넘은 것을 비교할 때 매우 빠른 성적이다. '대립군'을 비롯해 '원더우먼', '캐리비안의 해적: 죽은 자는 말이 없다' 등 수많은 대작들의 개봉에도 '노무현입니다'의 흥행에는 흔들림이 없었다. 관객들의 입소문 속에 관객몰이에 성공한 영화는 100만을 돌파하고, 이제 200만이라는 새로운 기적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누군가는 '노무현입니다'의 흥행 성적을 폄훼할 수도 있다. 박스오피스 1위 한 번 못해본 영화에게 '흥행'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는 게 맞는 일이냐, 지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개봉 이후 박스오피스 5위 내를 지키며 군불처럼 은근하면서도 따뜻한 관객몰이를 이어가고 있는 '노무현입니다'의 흥행은 기적과도 같다. 
'노무현입니다'의 흥행에는 최근 대한민국을 뒤흔든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역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또한 새로운 정권의 출범과 더불어 다시 재평가 받고 있는 인간 노무현의 가치도 관객을 '노무현입니다'로 이끈 힘이었다. 
그러나 어마어마한 제작비를 투입한 상업영화도 100만을 넘기기가 힘들다는 요즘 스크린에서, 작은 영화 '노무현입니다'가 거둔 성과는 숫자 그 이상이다. 무엇보다 '노무현입니다'의 흥행으로 다양성 영화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것이 가장 반가운 성과다. 스크린을 빛나게 하는 대형 배우가 없어도, 엄청난 제작비의 투입이 없어도, 관객을 사로잡는 진심이라면 언제든 관객의 마음의 문이 활짝 열린다는 단순한 진리를, '노무현입니다'가 확인했기 때문이다. 
한편 '노무현입니다'는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2년 새천년민주당 국민경선 당시 지지율 2%를 기록한 꼴찌 후보에서부터 대선 후보 1위로 선출될 때까지의 과정을 담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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