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가 철벽 불펜진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지난해까지 두산의 큰 약점 중 하나는 불펜진이었다. 지난해 두산 불펜 투수들의 평균자책점은 5.08로 전체 5위에 머물렀다. 70승을 합작한 '판타스틱 4'의 활약으로 많이 가려지기는 했지만, 이들이 일찍 내려가는 날이면 김태형 감독의 머리는 복잡해질 수밖에 없었다.
올 시즌 두산은 양과 질 모두 한 단계 올라갔다. 올 시즌 두산의 불펜 평균자책점은 3.78로 LG(ERA 3.31)에 이은 2위다. 7회까지 리드시 성적은 25승 무패다.
5월 들어서 두산의 불펜은 더욱 단단해졌다. 5월 한 달 동안 두산 불펜이 기록한 평균자책점은 2.35로 1위다. 2위 LG(ERA 4.24)와도 상당한 격차가 있다.
불펜의 핵은 이현승이다. 올 시즌 이용찬과 함께 '더블스토퍼'로 낙점을 받았지만, 이현승은 8회나 9회가 아닌 승부처마다 마운드에 오른다. 5월 이현승은 1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38을 기록했다. 김태형 감독은 "가장 중요할 때 이현승을 올리고 있는데, 잘해주고 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김성배와 김승회 '베테랑 듀오'의 활약도 눈부시다. 김성배는 5월 8경기에나와 7⅔이닝을 던져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김승회 역시 11경기에서 11이닝을 던져 단 1실점만 내줬다.
여기에 '젊은 피'도 가세했다. 2016년 1차 지명 이영하는 팔꿈치 수술 재활을 마치고 올 시즌 복귀해 6경기에서 1승 무패 평균자책점 4.76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2일 넥센전에서 1이닝 2실점으로 평균자책점이 올랐지만, 5월 4차례 등판에서는 과감한 배짱투를 앞세워 4이닝 1실점으로 활약했다.
4일 넥센전 역시 두산은 불펜진의 활약에 뒷심을 발휘할 수 있었다. 두산은 선발 투수 함덕주가 2⅓이닝 1실점 뒤 손가락 물집으로 일찍 마운드를 내려간 가운데 곧바로 불펜진을 투입했다. 이영하는 함덕주에 이어 남은 아웃카운트 2개를 무실점으로 막았다. 이후 김강률(2이닝)-김승회(1이닝)-이현승(1⅔이닝)-이용찬(1⅓이닝)이 남은 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불펜의 호투가 이어지고 있는 사이 침묵하고 있던 두산 타선이 터졌다. 7회 민병헌의 동점타에 이어 에반스의 2타점 적시타를 날리면서 역전에 성공했고, 결국 6-1 대승을 거두며 주말 넥센 3연전을 위닝시리즈로 장식했다. 김태형 감독도 경기 후 "선발 투수가 일찍 내려갔는데 긴 이닝을 중간에 나온 투수들이 잘 막아줬다"고 칭찬했다.
4월까지 5할을 넘지 못하며 7위에 머물고 있던 두산은 5월 한 달 동안 14승 9패를 기록하면서 3위로 뛰어 올랐다. 타격도 상승세를 그리고 있는 가운데, 탄탄한 불펜진의 활약이 지금과 같이 이어진다면, 두산의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