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커피 한 잔①] '역적' 박은석 "촬영 중 코뼈골절, 일부러 숨겼는데.."
OSEN 유지혜 기자
발행 2017.06.06 11: 02

MBC 드라마 ‘역적’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던 배우 박은석이 인생 첫 사극에 출연한 소감을 밝혔다. 
지난 달 16일 종영한 MBC 드라마 ‘역적-백성을 훔친 도적’(이하 ‘역적’)에서 수학 역으로 출연한 박은석은 OSEN과의 인터뷰에서 “내 인생의 사극이 이렇게 빨리 찾아올 줄은 몰랐다”고 말하며 ‘역적’에 출연한 소감을 밝혔다. 
“내가 미국에서 오래 살아서 많이 걱정을 했는데 감독님께서 많이 도와주시고 제게 ‘걱정하지 말라’고 격려해주셔서 잘 해낼 수 있었다. 감정에 솔직하면 된다고 해주셨다. 다행히도 아무도 제가 미국에서 오래 살다 왔는지를 알아채지 못했다.(웃음) 수학 역으로 용포 빼고 다 입어봤다. 이렇게 파란만장한 캐릭터를 할 수 있는 게 흔치 않은데 반응도 좋고 잘 끝나서 기쁘다.”

그는 전작 KBS 2TV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을 끝내자마자 ‘역적’에 합류했다. 인생 첫 사극이라 힘들었던 터인데, 게다가 중간 투입이었다. 이를 들은 박은석은 “정말 처음엔 많이 어색하고 어려웠다”고 말하며 웃음을 터뜨렸다. 
“중간투입을 한 건 스핀보트를 타고 배를 쫓아가는 기분이랄까.(웃음) 하지만 다행히 공연을 함께 해 개인적으로 친한 (심)희섭이와 붙는 장면이 많아서 다행이었다. 희섭이에게 많이 물어봤다. 초반에 희섭이 등에 업혀서 의지하다시피 했다.(웃음) 어머니로 나온 서이숙 선배님께서도 정말 많이 도와주셨다.”
박은석은 촬영장에서 말에 부딪혀 코뼈 골절 부상을 당해 뒤늦게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금은 많이 괜찮아졌지만, 뼈가 부러진 부상이라 적잖게 놀랐다며 박은석은 당시를 회상했다. 일단 수술 없이 회복하는 방법을 선택해 경과를 살펴보는 중이라고. 이 일이 뒤늦게 알려진 이유가 따로 있었다.
“어머니께서 검색 왕이시다.(웃음) 부모님께서 외국에 계시는데 이게 알려지면 분명 인터넷에서 보시고 걱정할 게 뻔해서 비밀로 했는데 기사로 나왔다. 말과 부딪혔는데 뼈 부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밤이었고, 습하고, 보조출연자도 백 명이나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저 때문에 촬영이 지연되면 안 되니까 빨리 찍자고 마음먹고 티 안 나게 촬영하고 끝나자마자 병원에 갔다.”
박은석은 양반가의 자제로 권력 계승의 상징인 수학 역을 맡았다. 양반가 도련님에서 촉망받는 관리로, 막바지엔 노비로 전락하는 스펙트럼이 넓은 역할이었기에, 박은석에게도 수학은 특별했다. 어려운 점도 분명 있었을 터. 그는 “일주일 마다 계속 진급을 하니 힘들었다”며 웃었다. 
“짧은 시간에 많은 변화가 있는 친구다. ‘꽃유생’이었는데 어느 새 대조전 안에 들어가 있고, 어느 날은 노비가 됐다. 그래서 그 흐름에 맞게 연기를 해야 할텐데 혹시 연기가 튀지는 않을까 싶었다. 하지만 수학의 야망에 집중을 했다. 수학이가 정당성이나 캐릭터 구축을 하기에는 좋은 조건이 많았다. 결핍과 콤플렉스, 야망이 뒤섞여 있었고, 드라마 속의 상징적인 캐릭터였다. 그래서 그게 정말 좋았다.” 
드라마를 하면서도 틈틈이 연극 무대를 오르고 있는 박은석에게 그의 어머니 참봉부인 역으로 등장한 배우 서이숙은 그야말로 ‘스승’이었다. 그는 서이숙과의 첫 리딩을 떠올리며 “톤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도 모르겠는 상황에서 리딩을 반복했다”고 회상했다.
“B팀 감독님과 저, 선배님 셋이서 계속 리딩을 하고 리허설을 했다. 선배님께서 첫 신이 끝나고 제게 ‘괜찮네’ 한 마디 하시더라. 그게 어찌나 시험 합격한 느낌이었는지.(웃음) 선배님께서도 연극을 하셨기 때문에 제게 ‘너는 연극을 하고 왔으니 좀 달랐으면 좋겠다. 더 길게 가줬으면 좋겠다’고 말씀해주셨다. 그 말이 속까지 와 닿아 저도 모르게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했다.”
‘역적’을 만나 생애 첫 사극을 했고,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에 이어 ‘역적’까지 좋은 작품을 만났고, 서이숙과 같은 좋은 선배를 만났다. 박은석에게는 ‘역적’이 정말 남다른 작품일 수밖에. 지금까지 쉬지 않고 달려온 박은석이 과연 앞으로도 어떤 변신을 선보일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 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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